원주일지-곤드레밥-
2007.05.22 11:59
신평에 있는 '그루터기'로
곤드레밥 먹으러간다
엄마 가슴같은 산이 몇 번이나
안녕 안녕 인사를 하고
낮부터 내리는 비가
그대 살빛같은 흙을 타닥타닥 두드린다
나란히 한 책상에 앉아
내 땅 네 땅 금을 긋고 경계하며
국기에 대한 맹세를 암송하던
빗살 문안에 오롯이 갇힌 추억들
우리는 각자의 회전목마를 타고
창 밖으로 보이는 논밭의 모처럼
단정히 심겨진 옛 길을 돌지만
어느 한 지점에서 떨어지는 석양같이
쓸쓸한 불혹
K 의 남편은 그렇게 아주 갔고
S 는 힘차게 김밥을 말아 팔고
J 의 부러진 허리엔 눈물뼈 박히고...
밥속에 섞인 세월이 곤드레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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