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일지 -방바닥-
2009.06.11 14:21
아버지가 누웠던 자리에
그만한 키로 내가 눕습니다
봄 오는 소리
환한 나라를 보며
오랜 시간 방바닥에 몸을 맡기던 아버지
머리부터 발끝 까지
당신을 받치고 있던 바닥에
지난 날들로 풀을 쑤어 나를 붙입니다
캄캄한 밤 홀로
불혹의 나이에 무섭다니요?
묵은지처럼 오래도록 이별을 기다리던 곳
아무리 문질러도 닦이지않는 기억에
군불을 지피고 떠난 듯
오히려 육피트 자리가 밤새 따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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