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2009.08.25 09:49
문학 캠프장에서
종이 컵에
발목만큼 소주를 따르고
건배를 한다
빈 공간이 더 많은 컵 속에
빙글 빙글 자리를 잡고
하얗게 바닥이 보이는 통성명을 하고 나면
복숭아뼈까지 다시 채워지는 막걸리
모든 입술이 국산이다
어제 막 도착한 시인처럼
꽃잎 속에서 흔들리는 바람의 손
검은 색 깊은 잔 속으로
아프던 연륜들이 별처럼 침몰하고
섬벅 베어지던 첫 키스 아슴히
흔들리며 젖으며
젖으며 여기까지 온 그대가
오늘 밤 잠들지 못하는 시간의
주인공 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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