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일지-초승달-
2007.05.22 12:15
흐르는 바람도 기댈곳이 필요했을 것이다
차가운 별 허리에 얼굴을 맞대고
잠시 머무는 인연의 따스함으로
노랗게 각 떠진 살 모서리에
싸아하게 베여도 좋을 불혹
애기똥풀 하나 꺾어 '넌 내게 뭐니?'
선명한 이름에 불 붙고 싶은 열망!
피지 못한 꽃...
땅에서 떨군 한점 살
꾹꾹 짜 내어 빠진 고름같은 눈물
다시 채워지는 검은 벽에
제 일도 수질 계곡물을 올려 보내고
망각의 돌틈에 숨어들던 버들치
훤히 내 비치는 굵고 잔 그리움을
훠이훠이 몰아 꽝꽝 못 박아 빛나게 걸고
꼭 한 번쯤은 누군가의 따스한 등이 되고 싶었던 것이다
밤마다 무섭도록 미끄러운 생
손 딛고 오를 틈 없는 그대를 배경으로
몇 번 불이 켜지고 꺼지면
미소하는 일인역 단막극도 끝이 나겠지
곧 헤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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