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일지-귀향-
2007.07.15 08:51
고향을 아무리 사랑해도 나는
역시 외지 사람
원주의 이방인
익숙했던 길들 모두 사라지고
낯선 노래의 빠른 박자처럼
여기 저기 솟은 빌딩들
푸르던 산들의 머리를 우뚝우뚝 밟고 있는
붉던 들판의 가슴을 꽉꽉 누루고 있는
버스도 택시도 앞만 보며 당당한데
혼자 집 나서면 아무데나 강가
오월 한 달을
사십을 훨씬 넘긴 나이로도
어머니의 목으로 넘어가는, 나는 불안한 밥알갱이
어린 머리위로 쏟아지던 햇살 끊기고
골목길 따라 쫒던 바람은
더 이상 잡혀주지 않는다
어머니의 채마밭...
부서져 아주 없어진 그리운 황토빛이여
차가운 건물들이 길들을 이어가며
저마다 내어 건 이정표,
그 앞에서 봄 한철 내 이름
홀로 생소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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