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일지-어느날의 삽화-

2007.07.15 09:07

안경라 조회 수:401 추천:32

꽃대와의 이별을 예감하고 꽃은 피지 않는다 그래서 제 몸을 때리는 바람과 속절없이 춤을 추고 제 살 위로 내리는 비에 뜻없이 젖는다 원시안 같은 희미한 기억이 안개로 몰려오는 새벽 굳은 맹세처럼 잠겨있던 만남에 열쇠를 꽂고 기다림도 익으면 꽃이 되는가 직선으로 올 수 없었던 길 직선으로 돌아가는 얼굴 숙이면 그 안에 눈물이 차이는가 떨어져 내린다고 모두 이별은 아닌 것을 장미꽃 이파리로 손 흔들며 이별이 만남을 앞지르던 골목어귀 문득 길 끊겨 떨어지는 해 누군가 우리 대신 하늘에 피눈물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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