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꽃

2006.03.09 08:47

안경라 조회 수:469 추천:24

유채꽃 누이의 급성간염 노랗게 어지럽던 시절 어머니 손바닥에 스며들던 물, 유채꽃 모양없는 병 속 가득 들녘이 따라와 밤마다 소곤대는 꽃의 말 받침이 되어주고 캄캄하게 얼었던 땅에서도 삶은 그렇게 풀려갔지요 흙처럼 단단했던 뿌리의 눈, 다시 햇살의 줄기를 잡고 잔잔한 색깔로 다듬어져 가는 당신 마음같은 저 꽃들 오래도록 감추고 있던 그리움 어머니, 하늘을 밀치며 올라옵니다 바람을 헤치며 퍼져갑니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 어둠속에 어둠을 녹이시던 어머니, 당신속에 있었네요 있었네요 바쁜 도시를 비껴서 길 열리는 삼월 고향같은 저 언덕을 오르는 어머니 그리운, 누이가 보여요 누이를 닮은 환한 꽃들이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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