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꽃
2006.03.09 08:47
유채꽃
누이의 급성간염 노랗게 어지럽던 시절
어머니 손바닥에 스며들던 물, 유채꽃
모양없는 병 속 가득 들녘이 따라와
밤마다 소곤대는 꽃의 말 받침이 되어주고
캄캄하게 얼었던 땅에서도 삶은 그렇게 풀려갔지요
흙처럼 단단했던 뿌리의 눈,
다시 햇살의 줄기를 잡고
잔잔한 색깔로 다듬어져 가는
당신 마음같은 저 꽃들
오래도록 감추고 있던 그리움
어머니,
하늘을 밀치며 올라옵니다
바람을 헤치며 퍼져갑니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 어둠속에
어둠을 녹이시던 어머니, 당신속에
있었네요
있었네요
바쁜 도시를 비껴서 길 열리는 삼월
고향같은 저 언덕을 오르는 어머니 그리운,
누이가 보여요
누이를 닮은 환한 꽃들이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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