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텃밭

2006.09.21 12:52

안경라 조회 수:376 추천:30

뒷뜰 땅 한 마지기위에 고추 오이 가지, 더러는 다자라 빈틈없는 제 색깔들. 저들을 키운 햇살 따로 몇 갈래 있었나 보다 그대 심장같은 작은고추 샛길로 누구를 불러 불타는 속 다 보여 주었을까 오이 서넛 떨어져 나간 상처 굳은 줄기끝 어느 오후 주인 밥상에 푸른 몸 다 내주었을까 질긴 옷 덧입는 가지는 아이 둘 낳고 입맛 바뀐 누이의 반찬으로 자라고 열매와 줄기의 예정된 이별 풍만히 익어 낙하할 아찔한 긴장이 저물무렵 가을햇살에 길게 풀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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