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퍼머티브 액션

2009.04.18 01:11

고대진 조회 수:629 추천:129

 

연방 대법원은 6월 23일 대학입학사정에서 인종을 하나의 요인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판결, 어퍼머티브 액션(소수계 우대정책)을 지지하는 역사적 결정을 내렸다. 소수계에 대해 무조건 가산 점수를 배려하는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위헌 판결을 내렸지만 이번 대법원의 전체적 메시지는 캠퍼스 안의 학생들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인종을 고려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것이었다.


판결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사람들이 소수계에 속한 우리들이다. 소수계는 소수계이지만 대학 입학에 관한 한 UC를 비롯한 명문대학에서 아시아계 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서 소수계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입학에 좀 불리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렇지만 긴 안목으로 보면 전체적으로 다시 살아나게 된 어퍼머티브 액션은 아시아계를 비롯한 소수계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고 결국 미국 사회 전체의 화합에 좋은 영향을 미치어 백인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가리라 생각한다.


이 법안의 결과로 명문 대학을 나와 사회나 회사의 리더가 된 흑인이나 히스페닉 혹은 다른 소수계 사람들이 많아지면 우리 자녀들의 사회관도 긍정적으로 변할 것을 기대한다. 우리도 이 나라의 주인이 될 수 있다 인종에 걸림돌이 없이 성공할 수 있다 라는 그러한 생각을 하게되지 않을까? 흑인이나 히스페닉은 공부를 못한다는 고정관념도 이런 기회를 통해 차차 없어질 것이고 소수계가 사회의 리더로서 활약하는 것을 보며 자란 우리 자녀들은 자연히 미국의 주류사회에 흡수되어 활약할 것이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백인이 소수를 차별한다거나 흑인이나 라티노등 소수계가 백인을 차별한다는 말이 없이 그저 능력에 의해 함께 어우러져 일하는 그런 때가 오지 않을까?


그러나 이런 소수계 우대정책 때문에 성적이 정말 우수해서 입학이 된 소수계 사람들까지도 자격이 없는데 입학된 것으로 낙인이 찍히기도 할 것이다. 또 백인들이나 아시아계를 차별한다는 불평이 나오기도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책은 미국을 좀더 열린 사회로 만드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번에 미국의 수많은 대기업에서 어퍼머티브 액션을 지지하는 소명서를 제출하여 어퍼머티브 액션이 주류사회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을 확인시켜주었다. 소수계의 공헌이 없이 기업이 발전될 수 없다는 것과 여러 인종이 어우러진 학교에서 교육을 받지 않고는 회사원끼리 화합을 잘 이루지 못하기 때문에 능력을 모두 발휘할 수 없게 한다는 것을 기업을 경영하면서 알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차별을 받고 싶지 않듯이 이제는 우리도 우리 의식 안에서 인종차별이나 성 차별을 없애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작년에 필자가 있던 교회 교육목사 청빈위원회에서의 일이다. 나이에 관계없이 미국사람이든 한국사람이든 교육에 소명의식이 있는 목사를 적극 찾아보자는 어느 위원의 말을 듣던 그 교회 목회자가 갑자기 여자 목사는 안됩니다 라고 말해 놀랐던 적이 있다. 그곳에 있던 모든 청빈위원들의 항의를 받고 목회자가 사과를 하는 것으로 수습되었지만 교회에도 있는 이러한 성 차별의 태도가 다른 곳에는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에게 있는 타인종에 대한 근거 없는 우월감이나 고정관념 또한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사실 지구상에 모든 사람에게 능력대로 일할 공정한 기회를 주는 사회가 어디 있겠는가? 적어도 모든 사회 구성원이 자기들이 공정하게 취급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사회를 이루려면 아직도 먼길을 가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이번 대법원의 판결을 보면서 적어도 우리가 사는 미국은 이러한 사회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희망을 가져본다. 방향만 바로 잡히면 속도는 느려도 결국 그러한 사회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9.11 이후 이민자들에 대한 차별적 취급이 노골화되고 국민의 정서가 반 외국인 반 소수계로 바뀌어지는 이 때 인종적 문화적 다양성을 장려하는 미국의 정신을 다시 일깨워준 대법원의 결정이 미국에 사는 이민자의 한 사람으로서 자랑스럽다. 공정하게 취급되고 일할 수 있는 사회를 이루기 위해 애쓰는 모든 사람들에게 축복이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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