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이 오면 그대
독도의 동섬 벼랑에 서서
물 속 깊이에서 부르는 노래
들어보아요
차갑게 얼어 가는 북극 바다를 떠나
동해로 찾아오는
파아란 고래 한 마리
깊은 바다 속에서
부르는 노래

가을꽃은 벌써 졌고요
찬바람이 아침저녁 휭 휭 불어요
꽁꽁 닫혀 가는 북극 얼음판 사이를 지나
고래들은 동해로
내려오기도 하지요
그중 파란 고래 하나가 늘
동해의 외로운 섬 독도에 들려
동섬과 서섬을 돌면서
노래 부르지요

들리나요
멀리서 가까이서
들려오는 저 노래
초록 얼음에 묻혔던
신음 같은 그리움이
들리나요

하늘은 어둡고
물밑 깊은 곳 보이지 않지만
그대 가만히 두 눈감고 가슴으로
들어보아요
멀리 북극 바다 끝에서 온
파아란 고래 하나
그대를 향해 부르는
노래

가슴 울리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