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기
2003.10.20 00:53
새까만 새양쥐 등에 살그머니 손 얹고 빙빙 돌아 추억 폴더에 화살표를 멈추고 왼쪽 귀를 살짝 누르셔요 왜 한참을 망설이지요? 누르시고. 파일들이 여기 저기 보이지요. 오래 묵혀둔 ‘욕망’파일에 문서가 많이 있습니까? 쌓고 쌓인 걱정, 불어터진 불면의 밤, 떨리기만 한 첫 입맞춤 아 너무 많아요. 왼쪽 윗 부분에 편집이라는 곳에 화살표 놓고 다시 왼쪽 귀 살짝 누르면 '모두 선택' 메뉴가 보이지요 그것에 화살표 놓고 눌러보세요 그리고 다시 편집으로 또 누르고 지우기를 찾아서 누르세요. 힘껏요. '정말 모두 지우기 원하십니까?'하면 '네'에 화살표 누르세요 안 보인다구요? 안경에 김이 끼었네 잘 닦고요 됐어요 누르세요. 이제 다 정리 된 거지요. 가세요. 일어나 나오는 나 왜 힘이 하나도 없지? 다리가 후들거려 움직이지 않아. 가슴이 멈추는 것 같아. 심장을 뛰게 하던 것들 다 어디로 가 버렸지? 정신차려. 정신 차…아련…해… 회색…숨…멈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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