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여인...

2005.10.13 06:08

두울 조회 수:217 추천:32

그리운 남정 선생님

가깝던 친구가 또 영영 가버렸습니다. 전화도 못하고 연락을 미루고 있었는데...
선생님께도 너무 늦게 연락하면 나희덕의 시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간다>의 화자가 되지않을까 걱정됩니다.

전 요즘 여자에 둘러싸여 지내고 있답니다.
지난 여름 넉달된 쌈순이(Sassy)를 animal shelter 에서 대려왔습니다.
랩과 보더칼리의 믹스같은데 초롱이 친구가 되어 둘이 잘 놀고 있습니다.
얼마나 성격이 틀린지요. 초롱이는 <love me>가 우선인데
쌈순이는 <feed me>가 우선입니다. 벌써 7달이 되었군요.
요즘엔 요 여자아이들(요년들.. ㅎㅎ) 보면서 웃곤 한답니다.
두 여인을 보면서 <ㅆ년>이라고 했다가 마누라에게 눈총을 받았고요 ㅎㅎ .

이곳에는 사계절이 이른 여름 한 여름 늦 여름 그리고 정월 초하루...라고 합니다.
하지만 요즘엔 80도를 웃도는 선선한 날씨...에 가을을 느끼지요.
언제 한번 다시 오셔서 편안한 마음으로 쉬다 가실 수 있으면 합니다.
아무튼 그곳에서나 이곳에서 만날 수 있길 고대...합니다.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간다>
                  나 희덕

우리 집에 놀러와. 목련 그늘이 좋아.
꽃 지기 전에 놀러와.
봄날 나지막한 목소리로 전화하던 그에게
나는 끝내 놀러가지 못했다.

해 저문 겨울날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간다.

나 왔어.
문을 열고 들어서면
그는 못 들은 척 나오지 않고
이봐. 어서 나와.
목련이 피려면 아직 멀었잖아.
짐짓 큰소리까지 치면서 문을 두드리면
弔燈 하나
꽃이 질 듯 꽃이 질 듯
흔들리고, 그 불빛 아래서
너무 늦게 놀러온 이들끼리 술잔을 기울이겠지
밤새 목련 지는 소리 듣고 있겠지.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간다.
그가 너무 일찍 피워올린 목련 그늘 아래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51 짧은 단상 기인 여운 난설 2004.08.31 114
250 건강하시죠? 장태숙 2004.09.09 146
249 감사... 두울 2004.09.12 163
248 [re] 짧은 단상을 나누며... 두울 2004.09.15 110
247 [re] 건강하시죠? 두울 2004.09.15 157
246 달 때문 올시다 Moon 2004.09.23 157
245 가을에 띄운 편지 우연 2004.09.25 215
244 [re] 달 때문 올시다 두울 2004.09.27 144
243 가을에 받은 편지 두울 2004.09.29 172
242 그래도 좋은 인연 지나는이 2004.09.30 236
241 왜 사느냐고 묻거든 file 난설 2004.10.03 236
240 흔들리는... 두울 2004.10.05 222
239 죽지 못해 산다고... 두울 2004.10.06 235
238 내 ! 청춘 다시 한번 희망 2004.10.06 138
237 2004 국화 옆에서의 밤 문인귀 2004.10.06 205
236 [re] 2004 국화 옆에서의 밤 두울 2004.10.14 137
235 '국화 옆에서의 밤'은 이렇게 무등 2004.10.30 206
234 법정스님의 말씀 두울 2004.11.01 154
233 오늘 올리신 시 장태숙 2004.11.10 149
232 할말을 찾지못해 오연희 2004.11.10 156

회원:
1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0
어제:
0
전체:
37,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