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방에 그림 한 장

2005.12.31 06:42

김영교 조회 수:522 추천:9

기억의 방에 또 하나의 그림이 붙었다 '소꼬리 Salad' 시인이 개발한 영특한 일미 펄 펄 끓는 물에 투신한 긴 시간 참을성 없는 나를 목 메이게 한다 턱밑에 있는 바다에 눈길 한번 안 주고 하루종일 부엌바닥을 통통 악보처럼 튕겨 오르며 냉장고를 길게 짧게 오가며 바쁜 손놀림을 한 세 아이의 어미 우정 있는 식탁에 아름다운 마음 촛불 켜 저녁 한 때를 향기롭게 상 차린다 편안하게 누릴 때 금새 행복해 지는 여심(女心) 그녀의 수고가 나의 행복이라니... 누군가의 행복을 위해 수고에 인색한 부끄러운 내 모습 해질 녘 애들의 함성이 그리울 때 나는 이 정겨운 그림을 보러 기억의 방문을 또 열고 들어간다 새해에는 그녀의 바다를 나도 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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