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소년의 죽음

2007.10.24 05:42

고현혜(타냐) 조회 수:423 추천:55

그 날 죽은 장본인은 저 였습니다.
그 날 저 때문에 길을 막아
투털거리며 오던 길을 되 돌아야 했던 당신,
저의 죽음 잠시 생각해 보셨는지요.

[지금, 그 누가 당신에게 총을 겨눌고 있다.]
섬뜩하지 않으세요

전 머리에 두 방
가슴에 다섯 방
일곱방의 총알을 맞고
형체 조차 알아 볼 수 없도록
자동차 바퀴에 짓이겨져서
버려 졌더군요.

그 날 저는   거의
저녁뉴스를 장식 할 뻔 했는데...

신원조차 확인 할 수 없는
저의 죽음은
별 볼일 없는 저의 생처럼
뉴스에서 조차 외면 당하더군요.

경찰 리포트엔 이렇게 적혀 있더군요.

열 다섯 살로 추측되는 흑인 소년
이름-모름
보호자-없음
주소-없음
연락처-없음

제 시체는 처리되고
제 케이스는 드랍되고
전 없어지고 마네요.

그런데 누가 나를
좀 찾아 주면 안되나요
제 이름이 무엇인지
제 집이 어디인지
제 꿈이 무엇이였는지
제가 무엇을 좋아 했는지

제가 태어 났을때
저를 가슴에 안아 준 사람은 누구인지
제가 첫 걸음을 떼었을때
손뼉을 쳐 준 사람은 누구인지
그것만 이라도 알면 안될까요

아무도 모른다고요
제가 태어 난 것도
제가 죽은 것도.













내가 살고 있는 팔로스 버디스는 밤에 가로등도 없다.
가끔 그 해안길에 누군가 시체를 버려 놓고 간다.
아침에 길이 막히고
누군가에 의해 살해되고 버려진 그 시체는  사건도 되지 못 한채 잊어져 버리고 간다.
그렇게 아무도 모르게 죽어 가고 아무의 관심도 없이 잊혀져 버리는 그런 죽음을 생각하면서
그도 누군가의 아이였고 소중한 생명이 였음을 말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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