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보며

2008.11.06 22:19

고현혜(타냐) 조회 수:657 추천:55

너를 보며
기도를 해야 하는데
낮 술을 마신다.

싱그럽다 못해 뜨거운
9월의 햇살아래
너의 뒷마당에서
펼쳐진 바베큐 파티.

돼지 갈비가
핫도그가
햄버거가
지글지글 익어 가는데

내가 사온 김밥을
건강식이라며
행복하게 먹는
너를 바라보면서
빈속에
나는 술만 마신다.

오늘 딴 레드와인은
기가 막히게
완벽하다.

알맞은 가을 온도
적당히 익어진 완숙한 맛
혀 끝에서 부터 천천히
감겨오는
그 부드러움이
멈추고 싶지 않은
키스처럼
환상적이기만 한데

왜 오늘 나는
마셔도
마셔도
취하지도 않는 것일까
취한 김에
너를 부등켜
안고 울고 싶은데…

너의 슬픔은 잠시
절망에 틈을 주지않고
너는 다시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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