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겨울의 강변

2006.03.05 11:47

강성재 조회 수:376 추천:59

빗방울은 지금 매마른 가랑잎이 뒤엉킨
강둑을 따라 흐르고 있다
부서진 나무가지와
강둑에 길게 누워버린
마른잎들이 함께 어울려
참담한 상처를 드러내고
겨울잠에서 막 깨어난 개구리 한마리
몸을 뒤척이고있는
끝겨울의 강변

지난해 여름 낚시꾼들이 버리고 간
썩은 고기들의 내장속을 흘러 내리는
지독한 냄새의 액체
빗물이 쓸어 담아
강물속에 버리고 나면
무엇인가 꿈틀거리는
땅속의 맑은 힘

어떤 한가로운 발길 하나
강둑을 걷는다
써늘한 바람에 윙윙거리는
발가벗은 나무가지 사이로
보일듯 말듯 움트는 생명의 본체

차가운 바람은 손등을 타고 흐르다
모래속에 박히고
무심한 강변의 땅속에선
무언가 알 수 없는 거친 싸움이 있는듯 하고
올려다 보는 먼 산에선
눈 녹아 내리는듯

나는 다만 기다리는 행복을
즐길 따름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0 어둔 밤 창문 너머 강성재 2006.03.09 383
39 땅그림자 강성재 2006.03.05 377
» 끝겨울의 강변 강성재 2006.03.05 376
37 밤비 [2] 강성재 2006.03.05 426
36 내가 안은 우주 강성재 2006.03.05 325
35 세월속에서 강성재 2006.02.10 352
34 향수 강성재 2006.02.10 354
33 딸에게 강성재 2006.02.10 277
32 하루 강성재 2006.02.04 334
31 풍경화 강성재 2006.02.04 296
30 나무에서 배운다 강성재 2006.01.17 333
29 눈 오시는 날 강성재 2006.01.17 355
28 촛 불 강성재 2006.01.17 302
27 미련 강성재 2006.01.17 289
26 바다와 새 강성재 2006.01.11 329
25 콜롬비아 강 강성재 2006.01.11 298
24 나는 강성재 2006.01.11 292
23 20년의 동행 강성재 2006.01.11 262
22 내 삶의 기억 강성재 2006.01.09 293
21 노숙자 - 미국 - 강성재 2006.01.09 292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8.05

오늘:
0
어제:
0
전체:
48,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