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숲속

2010.04.08 14:18

강성재 조회 수:592 추천:131


어느틈엔가 숲은 원시로 접어 들었다
이따금 풀벌레 소리 들린다
거미줄같은 적요가
나를 빨아 들이고
길은 보이지 않는다
까막눈으로 마냥 걷는다
발아래 밟히는 무수한 풀잎들
발바닥의 감촉이 관능적이다
어둠에서도 환하게 피어있을
저 이름 모를 꽃들
발아래 눕는 풀잎들
툭툭 발길에 체이는 잔돌멩이 까지
제 나름의 불을 밝힌다
오래 숲속을 걸으면 모든것이
등불이 된다
가던길 멈추고 뒤돌아 본다
환하게 빛나는 저 많은 불빛
나는 너무 많은 것들을 밟으며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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