꼽추 2

2009.03.26 14:35

강성재 조회 수:491 추천:103

콜롬비아 고오지(Columbia Gorge)*
비지터 하우스(Vista House)에서*
낮술 한잔 걸치고


생(生)
떠돌아 다니는 혼을 생각한다

운명이라는 것
산다는 것
잊혀진다는 것

서고(書庫)에 깊이 잠든
공맹(孔孟)과 토인비
니이체
그리고
그가 죽인
신(神)

네시간 잠자고
두시간 이동하고
열여덟시간 일 한다는
서울대 출신 철학박사 박형(朴兄)
검은동네 사람들
코묻은 돈 뺏아 먹는데
철학은 개똥이고
박사증은 휴지조각보다 못하다고

환영(幻影)일까
웬일로
어스름 깔리는 저녁 강가에
새파란 달라뭉치
또렷이 또렷이
허공에 매달린다

멈추어야 한다
구부러진 허리
부러지기전에 멈추고
잠들고 싶다
고이 잠들자

잠속에
귀를 열고
바람속에 흔들리는
혼을 생각하자

열여덟시간 잠자고
네시간 사색하고
두시간 휴식하고.




Columbia Gorge: 오레곤주와 워싱톤주를 나누는 콜롬비아 강변의
                반경 60마일 정도의 천혜의 경관

Vista House: Columbia Gorge를 한눈에 내려다 보는 View Poin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0 나의 아내는 강성재 2009.09.19 683
219 어느 무덤가 망초꽃 강성재 2009.09.15 575
218 홈 리스 리사(Lisa) 강성재 2009.09.14 510
217 되짚어 보는 발자국 [2] 강성재 2009.09.06 610
216 바위섬 [1] 강성재 2009.07.19 521
215 부끄러워,부끄러워,너무도 부끄러워 강성재 2014.05.01 256
214 열여덟 [5] 강성재 2009.06.21 642
213 먼 훗날 강성재 2009.06.13 509
212 가로등 강성재 2009.06.13 444
211 신호등 앞에서 강성재 2009.06.12 479
210 이육사 [1] 강성재 2009.06.02 594
209 슬픈 그대 뒷모습 강성재 2009.06.01 601
208 그리움 강성재 2009.06.01 433
207 思母曲 [1] 강성재 2009.05.13 522
206 슬픈봄날 [5] 강성재 2009.05.08 604
205 쉰여섯의 참회 강성재 2009.03.27 502
» 꼽추 2 [3] 강성재 2009.03.26 491
203 분재 강성재 2009.02.17 514
202 겨울에는 사라지는 마을 강성재 2009.03.26 410
201 무료한날의 하오 [1] 강성재 2009.02.19 465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8.05

오늘:
0
어제:
0
전체:
48,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