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면

2008.10.15 11:51

최영숙 조회 수:257 추천:48

Come September, 이 노래를 흥얼대려고 했는데,
뚱단지 같이 "언덕위의 포장마차" 가 흘러 나오네요.
제게는 매양 그런 멜로디들이 다 비슷한 것 같아요.^*^
심지어는 비슷한 찬송가는 두개 합쳐서 부르기도 하고.
정말 죽을 맛은, 유행가를 완전히 외우고 있는게
거의 없어서, 한국에 살 때 고생 많이 했어요.
그땐, 노래방이 없었거든요.
제가 이민 온 이유 중의 하나가 아무 때나 아무 장소에서나
노래 시키는 그 문화가 무서웠던 것도 있어요.

시암송을 잘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요.
좌중의 분위기를 압도하는 재능이건만,
저는 그것도 못해요.
왜 그렇게 외워지질 않는지...
그런데 신기한 건, 어느 시간, 장소, 인물... 그런 것에 대한 기억은
병적이예요.
거기에 있던 사람이 입고 있던 옷까지 선명하게 기억할 때가 있어요.
제가 소설을 붙든 이유가 거기 있지 않은가 싶습니다.

강시인님,
오레곤의 가을은 말만 들어도 가을 다워요.
가을이 오면 생각이 많아지지요?
과거에서 불러 내고 싶은 사람, 그러고 싶지 않아도
떠오르는 사람...
저는, 특별히 이 가을에 그런 사람들과 화해하고,용서하고,용서 받고,
그러고 싶어요. 그래서 제 인생과도 화해하면 좋겠어요..
아주 어린 시절의 기억 속에 나타나는 사람들까지도, 모두모두요..

그러면 이 가을을 지내기가 훨씬 수월할 것 같아요.
알고보면 모두 쓸쓸하고, 모두 아프고, 상처 투성이들이면서,
그래서 남 아프게 하고, 자기도 아프고....그랬다 싶어요.

강동지!
아무튼,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2008 년도의 가을을 힘차게, 밥맛대로
기운차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오레곤의 산줄기에서 태어날 로망스 소설, 완결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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