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라진 삼월

2006.03.10 09:53

오연희 조회 수:266 추천:51



삼월의 눈/ 강성재


삼월이 중순인데
밤사이 눈이 하얗게 대지를 덮었다
찔레꽃 향기는 어디에도 없고
봄노래 부르던 시인의 목소리는 풀이 죽었다

오 정방 시인은 봄노래를 
한다발로 부르고
홍 인숙 시인은 개나리꽃 노래 한묶음을 
우편으로 보내오고
오 연희 시인은 이미 달포전에
봄노래를 흥겹게 불렀는데
나는 아직 겨울노래를 불러야 한다

강물이 힘차게 흐르다
내 집 앞에서 길이 막혔다
모든이들에게 살같이 빠른 세월이
내 앞에 오면 잠시 멈추어 선다

얼마나 좋은가
나는 오 정방 시인이나
홍 인숙, 오 연희 시인 보다
나이를 늦게 먹는것이다
그래서 나는 젊다

젊음은
오랫동안 노래 할 수 있어서 좋고
삼월에 눈을 맞을 수 있어서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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