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없다면

2005.09.12 00:58

김동찬 조회 수:286 추천:26

봄눈을 녹이던 하얀 바람이 흰 수선화 향기를 날라줄 수 있었을까.
저 여름나무의 이파리들이 팔랑팔랑 초록을 뿌릴 수 있었을까.

벌 나비도 길을 잃었을 테고
저 나무도 열매 맺지 못했을 거야.

꽃이 꽃일 수 있었을까
나무가 나무일 수 있었을까.
저 물가에 반짝이는 햇살들, 있었을까
무지개가 있었을까 있었을까.

아 만일 바람이 없다면
오십을 바라보는 내 가슴에도
흔들리는 물결이 없다면
내 향기를 너에게 전할 수 없다면
나는 꽃일 수 있었을까

나무일 수 있었을까

사람일 수 있었을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2 맑은 울림 김동찬 2005.09.12 419
81 민들레 10 김동찬 2005.09.12 444
80 위대한 식사 김동찬 2005.09.12 355
79 설사 김동찬 2005.09.12 362
78 금연 김동찬 2005.09.12 356
77 질투 김동찬 2005.09.12 489
76 허리 수술 2 김동찬 2005.09.12 328
75 마지막 열차 김동찬 2005.09.12 266
74 단풍놀이 김동찬 2005.09.12 244
73 나무 김동찬 2005.09.12 233
72 키 큰 나무 김동찬 2005.09.12 236
» 바람이 없다면 김동찬 2005.09.12 286
70 이륙 김동찬 2005.09.12 183
69 시시한 풍경 김동찬 2005.09.12 277
68 고국에 계신 동포 여러분 김동찬 2005.09.12 259
67 40대, 위기에 관한 몇 가지 메타포 김동찬 2005.09.12 404
66 큰일 김동찬 2005.09.12 228
65 0 이거나 1? 김동찬 2005.09.12 220
64 이지엽, 한혜영, 기형도, 이상국, 천양희 김동찬 2005.09.11 529
63 장영수, 정호승, 정문석, 김수영, 이원수, 오정방 김동찬 2005.09.07 603

회원:
1
새 글:
0
등록일:
2015.07.07

오늘:
2
어제:
2
전체:
36,5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