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

2003.05.30 10:41

김동찬 조회 수:377 추천:43

불은
멀리서 보아야
한 줄기 빛으로 오는가

여름 밤
어머니 무릎 위로 이슬처럼 내리던 은하수
오늘도 눈감으면
이마 위로
총총 떠오르듯이

멀리
아주 멀리 떠나본 자들이 만나는
실눈 뜰 때 빛나는 것들,
멀리서 모아야 드러나는 것들,
눈을 감아야 보이는 것들.

뻐꾸기는 먼 산에서 들리고
십리과자를 녹여 먹으며
삼십리길 법전사로 소풍가던 친구들

귀를 모으면
대숲을 서성이던 바람
삐꺽이던 고향집 대문소리

새벽차로 내려가면
어머니는 뛰어나오고
따뜻한 아랫목에 누워 맡던
밥 익는 냄새

나는 시간 나는 대로
또 금방 내려오겠다고
약속했다.
돌아가신 어머니께
모든 그리운 것들에게
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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