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8

2003.03.30 03:19

김동찬 조회 수:292 추천:30

고등학교 미술시간에
정물이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사과나 꽃병의 그림자
그 끝에서 살아오던 역광

가 만 히 가 만 히 들여다보면
응달에서도
춤추는 풀
노래하는 벌레

밤이 너무 깊은 새벽
무거운 그림자를 벗는
닭 우는 소리에
마음의 상처에서도 조금씩 새살이 돋았다.

우리가 잊고 지내던 뒤안에서는
투명한 꽃씨 사푼 내려앉고
노오란 우주 하나
새롭게 피어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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