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고대 수메르 인(人)의 조각상(유튜브 캡처)
그것은 그녀를 훔쳐보았다.
24시간 내내.
그것은 그녀의 일 거수 일 투족을 낱낱이 카피했다.
먹고 마시며 교접(交接)하고 배설하는 모든 것을.
토씨 하나 빠트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녀는 전혀 몰랐다.
그것은 그녀의 내밀한 비밀을 훔친 뒤 세상에 유통(流通)시켰다.
그녀의 사생활은 관음족(觀淫族)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특히 그녀가 알몸으로 샤워를 하거나 클럽에서 만난 사내와 일회성 방사(房事)를 즐기는 장면에선 미칠 듯 환호했다.
그녀는 지인을 통해 뒤늦게 자신의 비밀스런 일상이 세상에 마구 까발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경악했다.
도무지 용납될 수 없는 일이었다.
자신만이 간직하고 있는 절대적 비밀이 발가벗겨지다니…..
수치스러웠고 끔찍했으며 당혹스러웠다.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그녀는 망연자실했다.
보라는 듯 세상에 쫙 깔린 자신의 치부 때문에 몸서리를 쳤다.
급기야는 자살충동 마저 느꼈다.
두려움에 치를 떤 그녀는 모든 일상을 전폐(全閉)하고 두문불출했다.
이불을 뒤집어 쓴 채 침대에서 머물렀다.
하지만 그것은 이 마저 엿보며 카피를 하고 있었다.
그것은 다름아닌 스마트 폰의 ‘비밀스런 눈동자’였다.
✱Caution:당신도 스마트 폰의 ‘비밀스런 눈동자’에게 카피 될 수 있다.
이산해 / 추리 소설가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76 | 사라진 대통령 후보(3) | 이산해 | 2020.10.20 | 260 |
75 | 사라진 대통령 후보(2) | 이산해 | 2020.10.20 | 242 |
74 | 사라진 대통령 후보(1) | 이산해 | 2020.10.20 | 251 |
73 | 비아 돌로로사(Via Dolorosa) / 고난의 길 | 이산해 | 2020.05.28 | 369 |
» | 비밀스런 눈동자 | 이산해 | 2022.07.07 | 173 |
71 | 붕가붕가 [1] | 이산해 | 2021.07.29 | 214 |
70 | 분노는 괴롭지만 복수는 달콤하다 | 이산해 | 2021.11.23 | 318 |
69 | 바이러스 666 | 이산해 | 2021.07.20 | 257 |
68 | 미화(美華)여대 동창들 | 이산해 | 2020.11.05 | 670 |
67 | 미주한국문인협회 소속 문필가들 | 이산해 | 2021.04.17 | 324 |
66 | 물질과 명예를 좇는 악의 기운 | 이산해 | 2018.04.14 | 1162 |
65 | 문화권력 휘두른 괴물들 | 이산해 | 2018.03.04 | 1201 |
64 | 문장가(文章家) 김영문 [1] | 이산해 | 2019.11.04 | 380 |
63 | 무식한 대통령 | 지/필/묵 | 2017.08.10 | 1223 |
62 | 못생겨서 죄송합니다! [14] | 지/필/묵 | 2017.04.21 | 1416 |
61 | 몰아일체 [10] | 지/필/묵 | 2017.04.25 | 2080 |
60 | 목격자:目擊者 (1) | 이산해 | 2022.01.16 | 195 |
59 | 목격자(2) | 이산해 | 2022.01.16 | 190 |
58 | 명기(明氣) | 이산해 | 2020.07.29 | 429 |
57 | 매력 | 이산해 | 2017.08.25 | 13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