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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소설 / 칼럼 비밀스런 눈동자

2022.07.07 11:12

이산해 조회 수: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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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고대 수메르 인(人)의 조각상(유튜브 캡처)

 

그것은 그녀를 훔쳐보았다.

24시간 내내.

그것은 그녀의  거수  투족을 낱낱이 카피했다.

먹고 마시며 교접(交接)하고 배설하는 모든 것을.

토씨 하나 빠트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녀는 전혀 몰랐다. 

 

그것은 그녀의 내밀한 비밀을 훔친 세상에 유통(流通)시켰다.

그녀의 사생활은 관음족(觀淫族)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특히 그녀가 알몸으로 샤워를 하거나 클럽에서 만난 사내와 일회성 방사(房事) 즐기는 장면에선 미칠 환호했다.

 

그녀는 지인을 통해 뒤늦게 자신의 비밀스런 일상이 세상에 마구 까발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경악했다.

도무지 용납될  없는 일이었다.

자신만이 간직하 있는 절대적 비밀이 발가벗겨지다…..

수치스러웠고 끔찍했으며 당혹스러웠다.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그녀는 망연자실했다.

보라는 세상에  깔 자신의 치부 때문에 몸서리를 쳤다.

급기야는 자살충동 마저 느꼈다.  

두려움에 치를 그녀는 모든 일상을 전폐(全閉)하고 두문불출했다.

이불을 뒤집어 침대에서 머물렀다.

하지만 그것은 마저 엿보며 카피를 하고 있었다.

 

그것은 다름아닌 스마트 폰의 비밀스런 눈동자였다.

(끝)

 

✱Caution:당신도 스마트 폰의 비밀스런 눈동자에게 카피 있다.

이산해 / 추리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