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술

2002.12.21 14:13

이용우 조회 수:1686 추천:106

'배갈'은 '정직' 이다, 라는 등식을 끝내 고집한 것이 순전한 낮술 때문이라고 둘러 댈 수는 없다. 물론 술기운이 아니라면 그렇게 때이른 용기를 부리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은 든다. 허지만 고백의 타이밍이 조금 어긋났기로 정직의 옷을 입은 진실이 그렇게 무참한 테러를 당할 수 있단 말인가. 흡사 붕괴 되는 무역센타 꼭데기에서 흙먼지와 함께 떨어져내리는 기분이다.행복하게 솟아오르던 취기가 물바가지 뒤집어 쓴 연탄처럼 하얗게 증발 되어 버렸다. 호철을 돌아보니 기가 콱 막혔는지 벌건 얼굴로 어금니 만 주근주근 씹는다. 호철의 아내는 그녀 대로 낭패감이 가득한 표정에 울음같은 미소를 빼어물고 있다. 2월? 3월이 좋잖아? 봄 냄새도 나고. 하하 깔깔 거리며 그런 애길 하고 있었다. 나와 수지의 결혼 날자를 얘기 하던 중이었다.

상구야, 생각나냐, 아서원?
글렌데일 시내의 지리와 만날 장소를 대충 일러준 호철이 그렇게 물었을 때 나는 무슨 소린가 했다.
있잖아, 흑석동 명수대 아래 짜장면집 말이야. 그왜 층계 밑으로 골목따라 쭉 내려가서 목욕탕으로 꺽어지는 코너에 있던 중국집 있잖냐, 널 아파치족 추장으로 등극 시켜준 뚱뚱이 짱궤집 말이야.
그런대, 갑자기 아서원은 왜?
나는 셀률라폰 속에서 지직거리는 호철의 빠른 말투를 따라 이 십여년전의 흑석동 골목을 허겁 지겁 뛰어가며 입으로는 건성 그렇게 물었다. 글렌데일 얘기 하다 말고 뚱딴지처럼 흑석동은 왜 꺼내나 했다.
어, 뭐 별건 아니고 우리가 내일 만날 식당 이름이 공교롭게도 바로 아서원 이다 그 소릴 하려는 거야. 너 기억하기 쉬우라고. 그럼 새해 꿈 잘꾸고 내일 만나자.
녀석, 싱겁긴. 나는 피식 웃으며 전화를 끊었다. 그런데 전화를 끊고나서도 호철의 지직거리는 목소리가 눅진하게 머리 속을 떠다녔다. 흑석동, 명수대목욕탕, 짱궤집, 아파치, 추장, 그런 단어들이 주는 아련한 공명 때문이었다.
기실 그 얘기는 내 사고의 근저를 떠나지 않는 몇안되는 특별한 기억 중의 하나다. 그 것은 생각 할 때마다 얼굴이 붉어지고, 잊을 만하면 어김없이 기억의 상자를 열고 나오는, 짜내도 짜내도 다시금 곪아나는 콧잔등의 여드름 같은 것이었다.
그것도 장차 내가 살아가게 될 나라와의 어떤 인연 자락의 하나였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때, 호철과 나를 비롯해 예비고사를 죽쒀먹은 다섯명의 까까 머리들은 가당찮게도 '아파치' 라는 이름을 지어 붙이고 명수대 골목에 모였다. 실물 한번 본적없는 아메리카 인디언 부족의 이름을 말이다. 어쨌든 우리는 용맹한 부족의 이름처럼 예비고사 낙방에 기죽지 말고 씩씩하게 살아가자, 그렇게 외치며 팔뚝을 모았다. 그러나 우리의 영토는 뻔했다. 쳐들어 오는 기병대를 물리칠 듯한 기세로 우리 패거리들이 몰려다닌 곳은 당구장이나 빵집, 아니면 싸구려 영화관과 만화방따위가 고작이었다. 아침엔 용맹스럽게 모였다가 밤이 깊으면 토굴을 찾아가는 인디안처럼 시커먼 등을 보이며 해어지는 것이 일과였다.
그런 어느 날이었다. 개미굴 드나들 듯 뻔한 일상에 지친 우리는 성인이 되었으니 성인스레 놀자는 데 마음을 합쳤다. 성인답게 놀자는 건 다름이 아니었다. 배불리 먹고 양껏 마셔보자는 소리였다. 기껏해야 엄마나 누나를 들볶아 우려 낸 잔돈 몇 푼을 양말목이나 점퍼 밑단에 보물지도처럼 꼬겨넣고 다니던 때였다. 떡볶이 서너 가락, 찐빵 두어 개로 한낮의 주린 배를 달래려면 아침부터 누굴 재물로 삼아야 하나 치열하게 머리를 굴려야 했다. 가끔 '라면땅'을 안주로 도둑 소주를 마시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짜장면도 곱배기를 못먹는 형편에 소주라고 언제 한번 넉넉히 마셔본 적이 있을리 없다. 우리가 택한 게임은 당구 였다. 가위 바위 보로 심판 하나를 정하고, 나머지 네 명이 손바닥 뒤집기로 편을 갈랐다. 호철과 내가 한 편이 되었다.
이긴 편 맘대로야, 닭발 없어, 편을 가른 우리는 엄숙한 얼굴을 만들어 몇번이고 옹골찬 다짐을 두었다. 그내기를 우리가 졌다. 그리고 이긴 녀석들 맘대로 간 곳이 바로 목욕탕 골목에 있는 중국집이였다. 그 날 요리가 몇 접시였는지는 모르지만 다섯명이 마신 배갈이 열 다섯 독고리 였다는 것은 두고두고 기억 하는 사실이다. 어쨌던 벌건 얼굴 셋을 벌건 얼굴로 떠나 보낸 우리 둘은 양말때가 반들거리는 온돌 바닥에 두 다리를 뻗고 앉아 게슴츠레 눈 싸움을 했다. 아무런 대책도 없었다. 이겨야 했는데 졌다는 분함만 취기 속을 떠돌 뿐이었다. 그때 문이 벌컥 열렸다.
계산은 누가 할 건가?
드럼통 같은 주인이 삼중 턱을 당겨 올리며 눈알을 굴렸다. 쟁반 같은 얼굴에 이것들 심상치 않아, 하는 표정을 역력히 띄우고 있었다. 순간, 나는 장판 위에 버려두었던 두 다리를 거칠게 접어 올리며 벌떡 일어났다.
네, 제가 할건데요, 지금 돈이 없습니다. 외상으로 해 주세요!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나는 번들 거리는 주인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그렇게 말했다. 누가 계산 할 거냐는 주인의 다그침에 고개를 푹 떨구는 호철이 녀석의 찔찔한 모습에 항거라도 하듯 벌떡 일어난 것은 틀림없지만, 정말 배갈에 힘입지 않고서야 그렇게 조리 있고 당당한 대응을 할 수는 없었을 터였다. 노도 같이 밀려오는 기병대의 총구 앞을 단기 필마로 막아 선 인디안처럼, 나는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뚱뚱이 주인을 노려 보았다.
야, 제야 말로 진정한 아파치야. 이제부터 우리 추장은 상구다.
다음 날, 어제 일이 궁금해서 새벽 같이 당구장으로 모여든 녀석들에게 호철은 침을 튀기는 무용담 끝에 그렇게 선언 했다. 물론 호철이 요리 값은커녕 배갈 한 독고리를 더 주더라고 한 말은 뻥이지만, 그 삼겹턱 뚱뚱이 주인이 너털 웃음과 함께 혼쾌히 외상을 준 것만은 사실이었다. 그리고 쟁반 같은 오른 손으로 내 어깨를 턱턱 두드리며 그렇게 말 했었다.
그래, 배갈 마시는 사나이가 그정도는 되야지. 배갈처럼 화끈 하고 정직하게 살면 어디에서고 환영받지, 그럼.

알메니안 이지 싶은 동유럽계가 두어 테이블, 남미계가 한 테이블, 그리고 우리 네 사람. 인종의 구성은 달랐지만 식당의 규모나 분위기는 흑석동 아서원처럼 따듯하고 만만 했다. 그래서 그랬는지 나와 호철은 누가 먼저랄 것도없이 저고리부터 훌러덩 벗어 젖혔다. 자리에 앉은 우리는 환한 웃음과함께 새해 인사를 나누고 음식을 주문 했다. 탕수육이 나오고 양장피가 놓여졌다. 그리고 짜장면과 함께 옛날 생각 난다고 시킨 물만두가 테이블 위에 내려졌을 때였다. 호철이 험험, 하고 목청을 가다듬더니 팔뚝을 툭 쳐왔다.
상구야, 한 독고리 때려야지?
뭘?
이런 답답한 화상. 야, 오늘이 무슨 날이냐? 설날 플러스, 추장님의 혼례식 택일 하는 날 아니냐? 이 경사스런 날에 배갈 한 독고리 안때릴 수 있냐?
낮술? 그것도 배갈로, 나는 서울을 떠난 후로 낮술을 마셔본 적이 있던가, 하고 기억을 더듬으며 눈으로는 호철의 아내와 수지를 살폈다. 호철의 아내는 술? 하며 마땅찮다는 표정이었지만 수지는 마시고 싶으면 마시라는 얼굴로 샐샐 웃었다. 수지의 샐샐 거리는 미소를 보자 슬그머니 기분이 좋아졌다. 오랜만에 낮술 한 잔 마셔봐? 마치 잊고 있던 유리구슬을 주머니 속에서 발견 한양 가슴이 설레어 왔다.
좋아, 한 잔 하자, 닭발 없다!
나는 그 옛날 당구 내기 때처럼 주먹을 쥐어 보였다.
그렇게 시작한 낮술은 엄지 한 매듭 만한 배갈잔이 나와 호철 사이를 오갈 때 마다 우리를 젊게 했다. 첫 잔을 넘겼을 때는 감개무량 했고, 두 번째 잔을 털어 넣었을 때는 너털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리고 셋째 잔부터는 젊어지기 시작했다. 물론 아무리 마셔댄들 다섯 명이 배갈 열 다섯 독고리를 마셨을 때만큼 젊어질 수는 없을 거다. 단지 마음이 자꾸 아파치가 되고 추장이 되어 가는 것이었다.
내가 테이블 위에 올려 진 수지의 손등에 내 손 하나를 포개므로서 좌중의 시선을 집중시킨 것이 그 젊음의 정점이었다. 호철은 껄걸 웃으며 엄지 한 매듭을 홀짝 마셨다. 호철의 아내는 따듯하게 웃었다. 수지는 응? 하는 표정으로 쑥스런 미소를 띄우긴했지만 손을 뽑아가진 않았다.
수지, 고백 할 게 있어요.
내가 그렇게 말하자 수지는 무슨 사랑의 세레나데 라도 감상 하려는 것처럼 눈을 살포시 내려 감았다. 그러나 호철과 부인은 멈칫하며 표정을 바꾸었다. 그만큼 나를 잘 안다는 뜻이다. 허지만 이미 나의 마음 속에 자리잡은 '배갈은 정직이다' 라는 등식이 고량주의 발화로 단단히 응고 되어 있었다. 호철이 입으로 가져가던 술잔을 허공에 든체 찌그린 눈으로 째려봤지만 무시해버렸다. 뚱뚱이 중국집 주인에게 띄운 승부수가 먹혀들어 간 것은 나의 정직성 때문이었지, 비굴하게 고개를 숙인 호철의 공이 아니었다.
멜로즈의 델리마켇 말이지요, 그거 친구하고 동업으로 하는겁니다. 또 헤어진 아내에게 아이들 양육비로 지출되는 돈이 좀 있구요. 그리고...
나의 고백은 거기에서 멈춰야 했다. 내 손 밑에 놓여 있던 수지의 오동통한 손등이 오물이라도 털어 내듯 홱, 빠져나갔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채 반 초의 여유도없이, 그러니까 깜짝 놀란 내가 수지에게로 마악 시선을 돌리는 그 순간, 마치 나의 얼굴을 겨냥해 쏜 총알처럼 앙칼진 음성이 날아 들었다.
왜 이제야 말하는 거예요! 아이들 양육비라구요? 그리고, 동업 말고 또 뭐가 있는거죠? 무슨 고백이 남은거지죠?
줄리아 로버츠 같던 그녀의 눈이 마치 증언대에 올라 선 힐러리처럼 차갑게 변해 있었다. 수지의 돌변한 모습은 고량주의 술기를 밀쳐내며 불길한 기세로 확 달려 들었다. 나는 당황했다. 그녀가 그렇게 나오리라곤 전혀 생각지 않았던 것이다. 분명 신뢰를 가득 담은 눈으로 고개를 끄덕여 주리라. 그리고 따스한 미소와 함께 손등을 뒤집어 내 손을 꼭잡아주리라, 그렇게 만 생각 했다. 그런데 손등을 잡아주기는커녕 마치 송충이라도 털어내듯 뿌리쳐 나갔다. 황당하기 짝없는 일이었다. 이 여자가 정말 그 나긋나긋 하던 수지가 맞나, 지난 밤 침대 끝에 걸터앉아 면봉으로 귀지를 꺼내주던 그여자가 틀림없는가, 고량주가 휘저어 놓은 머리 속을 그런 생각들만 빙빙 돌아 다녔다.
그걸 뭐 일부러 말할 필요가 있냐? 그냥 살다가 자연스레 알게 되면 되는거고 그렇지. 묻지 않거든 입 닫고 있어, 공연히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말고.
언젠가 수지를 소개 해준 친구 아내의 입장이 곤란해질까 보아 슬쩍 내비친 내 우려에 호철은 그렇게 말 했었다. 호철의 말대로 결혼하고 살다가 알게 되었으면 한 서너 주일쯤의 냉전으로 해결 될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허지만 그 방법은 정도가 아니다. 배갈을 마시는 사나이가 취할 길이 아니지 않는가. 그리고 호철네는 모르고 있지만, 수지와 나는 이미 서로의 방문을 열어 줄정도로 내밀한 사이가 되어 있다. 술기운을 빌리긴 했지만 여러모로 생각해 사나이의 당당하고 정직한 진실을 받아줄 여자로 믿었기에 강행한 고백이었다.
그런데 나의 예상을 깨고 상황은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이것은 결코 내가 바라던 바가 아니다. 마땅히 배갈의 정직성이 통용되고 추장의 진실이 용납 되는 사회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기필코 수지의 엇나간 생각을 바로 잡아 행복이 넘쳐흐르는 스윗홈을 이루어야 한다. 나는 후끈하게 올라 오는 열기를 꿀꺽 삼키며 허리를 벌떡 일으켰다.
수지, 진정해요. 그리고 조금만 사고의 각도를 회전해봐요. 아버지가 자식의 양육비를 대는 건 당연하지 않아요? 그리고 마켇은 오래잖아 내가 맡기로 이야기가 되어 있어요. 미안한 말이지만 지금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 한 두해 만 참아주면 수지에게 약속한 행콕팍 하우스를 마련할 수 있다구요. 난 수지씨가 충분히 이해해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고백을 한겁니다. 우리 사이가 이런쯤은 넉넉하게 포용 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나는 헝크러진 마음을 애써 추스르며 짐짓 부드러운 미소까지 얼굴에 띄우고 그렇게 말했다. 그러나 수지는 나의 간곡한 설득을 풋, 하는 코웃음으로 받아치며 자리를 차고 발딱 일어서는 것이었다.
우리 사이라니? 우리 사이가 뭔데? 이봐요 이상구씨, 착각하지 말아요! 흥, 행콕팍 하우스? 잘 찾아보세요, 행콕팍 하우스에서 살 여자, 잘 찾아보시라구요!
잡아채듯 핸드백을 집어든 수지는 쌩 하고 돌아섰다.
어머, 수지,
하고 일어서는 호철의 아내를 칼 선 눈으로 힐끗 쏘아 보곤 햇살이 쨍 하게 퍼진 글렌데일 거리로 또각또각 사라져 갔다.
참으로 허망한 일이었다. 올해 가장 중요한 일을 새해 첫날에 해결하자며 들뜬 마음으로 만든 자리였다. 천당과 지옥이 손바닥 뒤집기라더니, 구름 위에 놀던 희망이 한순간에 시궁창으로 떨어져 버렸다. 아무리 낮술이라지만 어떻게 정직의 화신인 배갈이 이렇게 참담한 패배를 안길 수 있단 말 인가.
애기 표주박처럼 모가지가 잘록한 고량주병을 원망의 눈으로 내려다 보던 나는 거칠게 그것을 집어 들었다. 호철이 어, 왜그래, 하며 제지하기라도 할 듯 엉거주츰 두 손을 들어 올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눈을 질끈 감으며 활짝 연 입 속으로 그것을 탁, 털어넣었다. 그러자 한 줄기 뜨거운 정직이 진실의 가슴을 뚫으며 목구멍 아래로 쏜살같이 달려 내려갔다. -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 하이꾸 (동심의 세계) 이용우 2008.12.06 2875
29 한국어 (동심의 세계) 이용우 2008.12.06 2702
28 꿈, 강아지 (동심의 세계) 이용우 2008.12.06 2465
27 In The Year of 2026 (아이 마음) 이용우 2008.12.06 2382
26 모래산 이용우 2008.12.06 2360
25 아빠 와이프 (동심의 세계) 이용우 2008.12.06 2203
24 선거 (아이 마음 어른 마음) 이용우 2008.12.06 2140
23 헤븐 스트릿 이용우 2008.12.06 1949
22 우기(雨期) 이용우 2004.04.01 1824
» 낮 술 이용우 2002.12.21 1686
20 첫영성체 (동심의 세계) 이용우 2008.12.06 1677
19 꽃 말리는 여자 이용우 2002.12.21 1659
18 제비 이용우 2008.12.06 1639
17 양철지붕 이용우 2008.12.06 1538
16 엔젤 마미 이용우 2008.12.06 1379
15 아파트 가족 이용우 2008.12.06 1377
14 잉꼬 아침 (동심의 세계) 이용우 2008.12.06 1373
13 로스엔젤레스는 겨울 이용우 2002.12.21 1331
12 생명보험 (동심의 세계) 이용우 2008.12.06 1320
11 달그림자 이용우 2008.12.06 1308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7
어제:
1
전체:
32,6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