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례

2004.02.21 14:16

나마스테 조회 수:557 추천:8

존경하옵는 이 선생.
경례를 붙인 이유는 그대의 고향 욕을 하기 위함이오.
선비는 전투에 나갈 적에도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잃지 않는 법이오.

그람 욕을 시작하겠소.

1. 제천 찜질방은 지옥이었소. 신경질에 짜증에 서러움에, 벽에 머리를 찧고 싶었소.
우째서 계획에 없는 제천을 갔는가...
성열 성님이 때문이오.
경희대 앞에서 한잔 쭈악- 하다가 헤여진 시간이 대략 10시쯤.

미리 내게는 민작 모임 제천 약속은 있었으나 성열성 때문에 포기를 했었소. 시골 사람 홀로 둘 수는 없잖소?
그런데 술자리가 생각보다 일찍 끝나고 나니 그 초대 생각이 난거요. 내 뇌세포가 적듯 결정은 간단하오.
가자~ 제천으로. 이 선생 약도 올릴 겸.
(거기 시간 새벽 3시. 국제 전화도 그래서 건거요.)

도착해 보니 12시쯤이었소.

울산 민작 회원들의 기차 도착 시간은 새벽 4시경.
제천시도 미쳤지... 그 시간에 버스를 내어 그들을 픽업하여 경동찜질방에 내려 놓는다는 거요. 잠시 눈을 붙이고 샤워를 시킨다는 말이오.
하여 술 한잔 더 하자는 내 청을 거절한 문어 형님 때문에 팔자에 없는 약속 장소인 찜질방을 들게 된거요.

화덕 닮은 별 요상한 뜨거운 곳에는 아예 들어 갈 생각도 못했소.
자자... 자는게 남는 거다.
자슈~ 자는 게 남는 거요.
이렇게 말하고 우리는 가운 차림에 3층을 쏘댕기며 잠 잘곳을 물색했소.

없었소.
뭔 지랄들인지, 풍토가 그런지, 제천 시민 개인 소득이 올라 그런지, 구멍마다 가족 끼리 온 사람들로 만원이었소. 가족끼리 집 나두고 이게 뭐 하는 거요? 꼬맹이들도 낸 돈 값 하느라고 그런지 우당탕 뛰어 다니고... 이선생 때도 그랬소? 참, 그때는 이런게 없었겠지만두루.

확 - 나가려고 시골 양반을 찾으니 잠적해 버렸소.
똑 같은 가운입고 남,여가 디비저 자는데 일일이 얼굴 디다 보다가는 성 폭렴범이 될거고.
수건 한 장 들고 온갖 궁리를 해 보았소.

결론은 새벽 5시에 인간들을 만나긴 했지만 지옥 같은 찜질방이라는 거요.
이 선상도 나중 고향가면 절대 거기 가지 마슈.

2. 포르노그라피에 대하여.
일요일 임에도 제천시에서 나온 계장님이 올갱이 국으로 빈 속을 다스려 줬소. 올갱이라는 이름이 다른 말로 '다슬기'라던데 그런 연유 때문 아닐까 싶소.
참말로... 새벽 해장하야야 한다고 인간들이 내게 소주를 먹였소.

내 준 버스로 박달재를 거쳐 청풍호의 그림 같은 비경 탐사를 나갔소. 박달재에서는 여류 시인에게 도토리 묵과 동동주를 바가지 씌웠소. 호수가 보이는 곳에서는 품위 있는 와인까정 짬뽕 했소.
가만 생각해 봉께 성열 형과 나는 회비도 안 낸 빈대였소.

'성님, 밥 값 좀 해주슈~'
버스안에서 정일근 시인의 간곡한 청을 받아 드린건 그런 연유였소. 까짓 불콰한 기분에 마이크를 잡았소.
노래? 흠... 나를 뭘로 보는 거요.

"시방부터 엘에이에서 온 기가막히는 퍼포먼스를 보여 주겠소. 불만 있소?. 다른 의견 있소?"

있다고 해도 마이크 잡은 넘이 최고잖우.
하여 이 기회에 성열성님 불러 내어 인사 시켰소. 더불어 미주 문협 소개도. 엘에이에서는 웬쑤지만 그래도 성님아니우.
와- 고맙다..반갑다.. 할 말 다하는 걸 보며 안시켜 줬으면 평생 웬수 될 번 했다는 생각이 들었소.

그후에 성열 성님 바지 혁대를 풀럿소.
가만이 있데.

오히려 가만히 있지 않는 건 버스에 꽉 찬 문인들이었소.
특히 여성들.

하여 성열 성님 엉덩짝을 보여 줬을 때 분위기는 정점이었소.
그 동네 홈페이지에 가보면 그 고마움에 대한 감동의 글이 아직도 올라 오고 있소.
제천 문인들 취향이 포르노스틱 한거요?

우리는 다시 서울로 오기 위하여 제천에서 헤여졌소.
계장님이 먼저 내리더니 택시를 잡아오고 계산을 해 줬소.
그리고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고 선물을 주데.
왕 빈대지... 이건.
나는 잊어 버렸지만 성열 성님은 아마 거기까지 가지고 갔을 거요.

이거...투다닥 거리다 보면 끝도 없을 것 같아 시덥지 않은 글 그만 두오.
책 보내 준거 감사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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