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無等
2005.12.07 12:04
전라도 광주 무등산無等山은 폭설 속 눈 풍년을 맞았다.
우리는 기꺼이 그 설국 속으로 들어갔고 눈사람이 되었다.
무등이라... 순위가, 앞뒤가, 높낮이가 없다는 것일까?
눈이 이렇게 공평하게 산야를 하얗게 덮어버려 무등일까.
약사암 일주문 맞배지붕 처마 끝에 고드름이 줄지어 키를 키우고 있었다.
고드름 끝에 물방울이 방울방울 달려있다.
처마 끝에 서서 지붕의 눈이 물리 되어 고드름이 되는 과정을, 그 고드름 뾰족한 끝에 달린 물방울을 오랫동안 지켜보았다.
물이 눈이 되고 고드름이 되다가 다시 물로 환원되는 물의 윤회를 눈으로 본다.
그러고 보면 광주 무등산이란 이름은 눈雪이었다.
아니 고드름이었다.
아니 물水이었다.
무등無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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