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2003.12.31 15:14
새해에는
나도
새해에는
잘 살고싶다
배부르고 등 따습고싶다
밤늦게 허기에 취해
비틀거리는 골목을 들어서면
그믐달처럼 구부러진 그녀의 어깨가
무겁게 걸린 대문이 보이고
왼 종일 눈물로 가득 채워진 밥 한 그릇
벌컥 벌컥 들이키면
아, 나는 헛-취해
아주 아주 무섭게 헛- 취해
벌렁 쓰러지던 지난해
억만금 짜리 복권은 아니드래도
요세미티 어느 깊은 골짜기
사람발길 닿지않은 곳에 숨어있는
산삼 하나 찾아내어
그녀의 아픈 등 펴주고 싶은 꿈
때때로 꿈꾸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간절한 소망은 늘 하늘에 두었나니
새해에는
퉁퉁 부르튼 발로 이천년을 걸어온 청년 예수가
그녀의 등을 어루만져 주었으면 좋겠다
땡전 한 푼 없어도
그녀를 사랑하는 것만이
배부르고 등 따스한 일인데
새해에는
내 사랑보다 더 환하게 미소짓는 그녀를 보며
잘 살고싶다
진짜 배부르고 등 따습고싶다
나도
새해에는
잘 살고싶다
배부르고 등 따습고싶다
밤늦게 허기에 취해
비틀거리는 골목을 들어서면
그믐달처럼 구부러진 그녀의 어깨가
무겁게 걸린 대문이 보이고
왼 종일 눈물로 가득 채워진 밥 한 그릇
벌컥 벌컥 들이키면
아, 나는 헛-취해
아주 아주 무섭게 헛- 취해
벌렁 쓰러지던 지난해
억만금 짜리 복권은 아니드래도
요세미티 어느 깊은 골짜기
사람발길 닿지않은 곳에 숨어있는
산삼 하나 찾아내어
그녀의 아픈 등 펴주고 싶은 꿈
때때로 꿈꾸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간절한 소망은 늘 하늘에 두었나니
새해에는
퉁퉁 부르튼 발로 이천년을 걸어온 청년 예수가
그녀의 등을 어루만져 주었으면 좋겠다
땡전 한 푼 없어도
그녀를 사랑하는 것만이
배부르고 등 따스한 일인데
새해에는
내 사랑보다 더 환하게 미소짓는 그녀를 보며
잘 살고싶다
진짜 배부르고 등 따습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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