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밭에서
2007.02.10 09:13
꽃밭에서
데스칸소 가든*엘 갔습니다
75종 2만2000송이의 튤립이 피어있는 곳
봄 보다 먼저 제 철을 만난 꽃들에 눈이 빠져
그만 그녀를 잃어 버렸습니다
꽃만 보이는 꽃밭을 왼 종일 헤매다가
그녀가 꽃이 된걸 꽃속에서 알았습니다
무슨 빛의 튤립이 되었는지 알려나 주시지
화려하게 만개한 저 많은 꽃들 중에
어느 꽃이 그녀인지 알 수가 없어
이제 막 자태를 드러내는 보라 빛 튤립들을 향해
"여보" 하고 큰 소리로 불렀습니다
오호,
그 많은 튤립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리더군요
그녀가 화들짝 놀라 옆구리를 콕 찌르며
"미쳤어" 하는 말에
꽃들이 목 젖히며 까르르 웃어대고
봄바람탄 상춘객도 깔깔대는 바람에
그녀 손 잡아끌고 꽃밭 깊이 뛰어들었습니다
머리카락 보일라 꽃속으로 꼭꼭 숨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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