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情)

2007.02.03 08:04

이윤홍 조회 수:228 추천:23

             정(情)





             그리 길지않은 이별속에는 문득 그대가 떠오르는 그리움이 숨어있다.
             처음으로 그대가 빈 자리는 내 일상사에서 느끼기 어려운 보잘 것없이
             작은 부분.
             그것은 하루하루의 이러저러한 이들로 곧 채워지고 잊혀진다

                    그대가 언제 내 생의 동반자였던가.
                    그대가 언제 내 삶의 한 의미였던가.

               사실,
               일주일 혹은 한 달정도의 기간이란 그 이별의 의미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삐 지나가 버리고마는 촌음.
               그 짧은 시간속에서 그리움이 인다는 것이 도데체 우숩기만할 것같은
               마음이다.
               그런데 하루 이틀이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고 이주일, 그 이주일쯤에
               밤을 타고 내리는 빗소리에 귀에 담다가 문득 그대에 대한 그리움이
               빗소리에 배어있음을 깨닫고 혼자 화들짝 놀란 순간이 있었다.
               정인(情人)도 아닌데...
               혼자 속웃음 지으며 그대를 그려본다.
               지금 이순간 그대가 여기없어 내게 밀려드는 그리움은 무엇일까?
               헤어짐이 없으면 몰랐을 것을, 빗소리들으며 깨닫는다.
               그대와 만나고 나눈 일체의 모든 것이 그리움인 것을.
               그대와 만나고 나눈 일체의 모든 것이 정인 것을.

                짧은 헤어짐속에는 짧음으로해서 불현듯 그대를 생각나게 하는
                그리움이 있고
                그 그리움은 사랑(情)을 깨닫게하는 힘이 있다.

                        밤에 홀로 일어앉아 생각해 보았어라
                        나도 너도 아님이 도데체 무엇인고
                        무심중 오가니 정인가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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