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아침 잔소리는 남자의 수명을 단축 시킨다
2007.02.02 09:58
여자의 아침 잔소리는 남자의 수명을
단축 시킨다
아침시간의 여자 잔소리만큼 남자의 심사를 뒤틀리게 하는 것은 없습니다.
사소한 말끝에 토를 달듯이 달려나오는 잔소리는 말하는 당사자는 큰 뜻없
이 내밷는 가벼운 말일련지는 몰라도 그 말을 듣는 남자에게는 오장육부를
파고드는 시퍼렇게 날이선 쌍날칼의 대검같은거지요.
예를 들면 이런것입니다. 전화요금 청구서를 받았는데 들어보지도 못한
900번 전화요금 청구비가 $66.42나 나온 것입니다. 그래서 GTE에 전화를
걸어 우리는 단 둘이만 사는 늙은 부부로 희춘할 일이 전혀 없는 아브라함
과 사라이니까 900번을 끊어달라고 정중히 부탁한 것입니다. 그런데 나의
전화가 끝나기도전에 늙은 사라가 심히 의심스럽다는 눈초리로 쳐다보면
서 한다는 말이 정말 900번을 끊었느냐는 것입니다.
내가 만족한 웃음을 날리며 그렇다고 하니까 석녀가된 늙은 사라는 왜 애시
당초부터 그런 전화요금이 나오도록 내버려 두었는가를 따지기 시작하면서
그것은 모두 내가 매사를 덤벙덤벙 두리뭉실실실 뭉개적뭉개적 뭉기기 때
문이라는 것입니다.
그것까지야 헛헛헛 웃어넘길 수있는 잔소리이지요. 여자가 그 정도의 잔소
리도 없으면 나이든 여자의 여자다운 맛 하나를 잃어버리는 것 아니겠습니
까. 그런데 잔소리가 비약하기 시작하는 겁니다. 누군가하고 통화하고 있을
때 다른사람에게서 전화가 걸려오면 세사람이 동시에 통화하거나 수신자
측에서 발신자 두 사람에게 번갈아 대화할 수있는 기능을 신청하라고 했는
데 왜 안하고 있느냐는 겁니다. 그래서 내가 전화 오는데도없어고 셀폰이 울
린지도 언제인지 모르는데 그런것이 왜 필요하느냐고 했더니 대끔 무능하
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그리고는 무능하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살고있는 것이며 자신에게 부끄럽
지도 않느냐는 것입니다.
아니 왜 갑자기 900번 전화가 나의무능과 부끄러움으로 연결되는 겁니까.
이 잔소리를 듣는순간 혈압이 치솟아 오르고 가슴속이 덜덜덜 떨리면서
사지가 비틀어지고 머리속으로 마른번갯불이 지나갑니다. 성미가 급한 사
림이라면 벌써 집안을 뒤흔드는 고함소리와 함께 재떨이라도 날라 갔으련
만 오직 인(仁)하나로 수십년을 살아온지라 경련을 일으키는 손가락마다
깍지껴 가슴에 얹으며 그저 그 분을 향해 원망을 털어 놓습니다.
" 성령기도회에서 무슨 은사를 주셨길래 저 모양입니까. 만일 잔소리의 은
사를 주셨으면 그 은사를 주신 주님이 들으셔야지 왜 애꿋은 제가 들어야
합니까."
그러자 주님의 음성이 하늘부터 들려옵니다. " 인(仁)하나 더 주랴?"
알았습니다. 최상책은 제가 피하는 거지요. 나는 서둘러 샤워를하고 구두를
신습니다. 식탁위에 가지런히놓인 숫가락 젓가락이 왜 오늘아침따라 더
눈에 들어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제 밤새도록 나를위해 고았다는 삼계탕의 고소한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
힙니다. 그렇다고 이미 차려논 밥상대신 내가 부엌으로 들어가 화난다는 식
으로 아무거나 꺼내 식사를 한다면 틀림없이 사라는 그럴껍니다. " 아니그래
화 낸다는 것이 겨우 부엌으로가서 고픈 배 채우는 거유?"
이런 소리를 듣는순간 나는 900번과 연결된 나의 무능과 부끄러움을 있는그
대로 인정하는것이 되지않겠습니까.
차에 시동을 거는데 뱃속에서 쪼로록- 소리가 들립니다. 그 소리는 마치 나
의 수명이 10년은 쪼로록- 오그라 들었다는 소리처럼 들립니다. 그 때 나는
문득 깨닫습니다. ' 아,아, 여자의 아침 잔소리는 남자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구나. 주님, 요번 돌아오는 목요일의 성령기도회에서는 사라의 아침 입술에
커다란 꿀통 두 개만 달아주십시요. 제발 아침밥 먹을 동안만이라도 꿀맛에
빠져 입 열틈이 없게하여 주소서. 아멘."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02 | 소리 | 이윤홍 | 2007.11.21 | 628 |
201 | 백곰 | 이윤홍 | 2008.02.14 | 612 |
» | 여자의 아침 잔소리는 남자의 수명을 단축 시킨다 | 이윤홍 | 2007.02.02 | 586 |
199 | 야외미사 | 이윤홍 | 2008.02.14 | 581 |
198 | 꽃밭에서 | 이윤홍 | 2007.02.10 | 563 |
197 | 물 | 이윤홍 | 2007.11.21 | 560 |
196 | 나비, 가을의 환(幻) | 이윤홍 | 2006.11.03 | 556 |
195 | 그리움의 문제 | 이윤홍 | 2007.02.25 | 549 |
194 | 삼월 -1- | 이윤홍 | 2008.02.26 | 545 |
193 | 목숨 | 이윤홍 | 2004.01.02 | 535 |
192 | 성당안의 장식용 모자이크 창문 | 이윤홍 | 2007.01.26 | 530 |
191 | 새해 아침에 | 이윤홍 | 2004.01.04 | 513 |
190 | 그대는 나의 갈비뼈 | 이윤홍 | 2007.02.01 | 498 |
189 | 나, 불 댕겨버릴까 봐 | 이윤홍 | 2004.01.22 | 493 |
188 | 벌 집 | 이윤홍 | 2006.12.21 | 481 |
187 | 매일 주고받는 덕담(德談) | 이윤홍 | 2006.12.17 | 480 |
186 | 파고다 공원 앞에서 노래 부르는 타고르 | 이윤홍 | 2007.02.03 | 478 |
185 | 사랑 예보 | 이윤홍 | 2004.01.15 | 474 |
184 | 나의 사제, 부르노 | 이윤홍 | 2007.02.14 | 470 |
183 | 깊고 푸른 밤이 | 이윤홍 | 2004.01.10 | 46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