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구의 문학서재






오늘:
1
어제:
62
전체:
249,097

이달의 작가

봄의 자리에 누어

2024.03.17 15:15

Noeul 조회 수:109

봄의 자리에 누어 - 이만구(李滿九)

눈 내리지 않는 뜨락에 봄이 찾아와
뜻밖의 우박이 할퀴고 간 자리
상심한 몇 날이 지나서야
가지사이 목화송이처럼 뭉쳐
하늘에 비친 햇살 속 다시 하얀 배꽃이 핀다

나는 돌아온 봄의 자리에 누어
바람의 숨결은 내 마음 그 가지 끝마다
심술궂게 흔들어 놓고
어김없는 세월, 봄소식 훔치어 본다

안경 너머 초점 속 어린 하늘빛
붓으로도 터치할 수 없는
흰꽃 사이로 흐르는 새털구름
벌써 무얼 구하려나 벌들 날아와 분주하다

옛날 티브이 속 텔레토비가 내려올 듯
푸르러지는 캘리포니아 봄산
나는 오늘 세월을 깔고 누어
새 봄 오는 하늘에 작은 종달새들
꽃샘추위에 거슬린 봄의 춤사위 바라다본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6 침묵 앞에서 [1] Noeul 2018.01.03 530
85 봄이 오는 길목에서 Noeul 2017.12.22 471
84 겨울 멜로디 Noeul 2019.12.28 390
83 도시의 겨울비 [1] Noeul 2020.05.13 358
82 걷다 오는 행길 [1] Noeul 2021.05.01 325
81 오레곤에 와서 [1] Noeul 2022.11.01 286
80 국화꽃 한 송이 Noeul 2024.02.08 248
79 여창의 달빛아래 Noeul 2024.02.04 209
78 가을에 핀 배꽃 Noeul 2023.01.14 200
77 길 위의 자유인 Noeul 2024.02.05 196
76 유월의 소나무길 Noeul 2023.06.24 183
75 자카란다꽃 Noeul 2023.07.11 135
74 국제전화 Noeul 2023.09.21 135
73 거울 속의 아버지 Noeul 2023.11.06 133
72 몽고반점 Noeul 2024.02.08 125
71 망향 Noeul 2023.11.24 122
70 외로운 별빛 Noeul 2024.02.08 121
69 타인의 해후 Noeul 2024.04.19 112
68 그때 생각이 Noeul 2023.06.21 109
» 봄의 자리에 누어 Noeul 2024.03.17 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