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21 17:15
그때 생각이 - 이만구(李滿九)
내가 무슨 일로 깊이 잠겨 있을 때
서서히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잠 못 이루어 뒤척이다가 곤한 잠이 들었을 때
심연의 깊은 곳에서
내게로 다가와 머무는 것이 있었다
그때와 나는 똑같은 나일뿐인데
지금은 무척이나 다른 사람 같기도 하고
그때가 순수했다면 지금은 더 진실하다고 할까
그리 변한 것 없는데 스쳐가는 생각들이
더 많아져 나를 앞서서 간다
많은 낙엽이 바람에 스치고 간 뒤
크게 떠오르는 생각들, 그 진실을 이제야
잿빛 진주라 여기며 되새김하고 있는 걸까
잠시 고개 흔들고 다시 또 바라보면
피어오르는 아지랑이, 꿈은 사라지고
먼 세월 속에서 응축된 시어들이 있어
가을 들판에서 벼 이삭 줍듯 지울 수 없는 것들이
계절은 가고 무성했던 나무가
움츠린 고목, 겨울 나목이 되어 그때 생각조차
얼어붙은 동면을 취할 때 잊히려나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1 | 도시의 야자수 | Noeul | 2024.05.11 | 38 |
80 | 이월의 바람 | Noeul | 2023.06.14 | 45 |
79 | 낙타의 고백 | Noeul | 2023.06.14 | 46 |
78 | 그림 속 레몬향 물컵 | Noeul | 2023.06.14 | 46 |
77 | 한 편 만들기 | Noeul | 2023.06.14 | 46 |
76 | 노을 시선 80편 | Noeul | 2024.05.14 | 47 |
75 | 길 잃은 새 | Noeul | 2023.06.14 | 48 |
74 | 네 안에 내 모습처럼 | Noeul | 2023.06.14 | 48 |
73 | 마음속 줄금 | Noeul | 2024.01.18 | 49 |
72 | 하얀 동백꽃 | Noeul | 2023.06.14 | 50 |
71 | 11월의 밤 | Noeul | 2023.06.13 | 51 |
70 | 소풍 | Noeul | 2023.06.14 | 51 |
69 | 하얀 고백 | Noeul | 2023.06.10 | 53 |
68 | 밤하늘 그 이름 별들 | Noeul | 2023.06.13 | 55 |
67 | 어머니의 섬 | Noeul | 2023.06.13 | 55 |
66 | 최고의 도시락 | Noeul | 2024.02.03 | 56 |
65 | 정월의 봄비 | Noeul | 2024.01.28 | 57 |
64 | 해바라기 | Noeul | 2023.06.13 | 57 |
63 | 박꽃 | Noeul | 2023.06.14 | 57 |
62 | 밥상 | Noeul | 2024.01.10 | 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