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구의 문학서재






오늘:
8
어제:
21
전체:
248,204

이달의 작가

유월의 소나무길

2023.06.24 15:43

Noeul 조회 수:182

유월의 소나무길 - 이만구(李滿九)

청솔가지 사이로 흰 구름이 흘러가고
나무 끝에 스치는 청아한 바람소리
어릴 적, 앞산에 오르던 기억과
동심 어린 그 유월의 하늘은 마냥 푸르렀다

이 건조한 남가주 초여름 산숲
그때 생각하며, 소나무길 걸으면
거북등처럼 갈라진 껍질 덮인 아람들이 외송들
그 잔가지가 싱그럽게 늘어져 있다

나는 길섶의 콘그리트 벤치에 앉으며
보기 드문 큰 소나무 가로수길
등바침의 유리 위에 쓰여있는 'Sunset Greens'
저녁산 황혼의 그림터치에 등 기대어 본다

커다란 날개 펼치는 검은 갈까마귀가
낮은 소리로 까옥거리고
셀폰의 KUSC 채널, LA 오페라 오케스트라 연주
토요일 아침, 감미로운 음악이 흐른다

비지터 센터까지 걷다 오는 산책로
고국의 '뮤직 토피아' 심야방송 시간
귀 익은 목소리와 달콤한 음악 들으며
고향 같이 포근한 소나무길 돌아 집으로 온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1 침묵 앞에서 [1] Noeul 2018.01.03 530
80 봄이 오는 길목에서 Noeul 2017.12.22 471
79 겨울 멜로디 Noeul 2019.12.28 390
78 도시의 겨울비 [1] Noeul 2020.05.13 358
77 걷다 오는 행길 [1] Noeul 2021.05.01 325
76 오레곤에 와서 [1] Noeul 2022.11.01 286
75 국화꽃 한 송이 Noeul 2024.02.08 246
74 여창의 달빛아래 Noeul 2024.02.04 207
73 가을에 핀 배꽃 Noeul 2023.01.14 200
72 길 위의 자유인 Noeul 2024.02.05 196
» 유월의 소나무길 Noeul 2023.06.24 182
70 자카란다꽃 Noeul 2023.07.11 135
69 국제전화 Noeul 2023.09.21 135
68 거울 속의 아버지 Noeul 2023.11.06 132
67 몽고반점 Noeul 2024.02.08 124
66 외로운 별빛 Noeul 2024.02.08 121
65 망향 Noeul 2023.11.24 120
64 그때 생각이 Noeul 2023.06.21 109
63 봄의 자리에 누어 Noeul 2024.03.17 106
62 마지막 생일처럼 Noeul 2023.12.06 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