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구의 문학서재






오늘:
50
어제:
105
전체:
249,375

이달의 작가

밥상

2024.01.10 17:58

Noeul 조회 수:57

밥상 - 이만구(李滿九)

  나보다는 열 살쯤 어린 내 어머니가 멀리서 환히 웃음 짓고 걸어온다

  평상 위에 잠든 날 흔들어 깨운다 

  그때처럼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여남은 살 철부지 동생들 챙기며 울 밑 애호박을 따서 찌개 끓이고 황세기 젖 쪄서 저녁상 차린다

  산 위에서 어렴풋이 비치는 노을빛

  난 툇마루에 앉아 옛 모습 살피며 목이 메어와 한 술 밥도 넘길 수 없다 

  어릴 적, 생계란 하나씩 건네주며 타고난 손금이 있어 넌 좋을 거라던 될수록 멀리 떠나가야 명 이을 거라고 앞 내다보시던 속마음 여쭐 수 없다 

  무엇이 그리 급해 먼저 떠난 젊은 내 어머니가 이국땅까지 찾아와 차려준 꿈속의 밥상을 마주한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1 내 넋은 고향 언덕에 Noeul 2024.02.08 105
60 마지막 생일처럼 Noeul 2023.12.06 105
59 겨울비 우산 속 Noeul 2023.12.23 103
58 겨울밤 풍경 Noeul 2023.12.09 103
57 무말랭이 Noeul 2024.01.21 95
56 보랏꽃 피는 산 Noeul 2024.04.13 94
55 여름 원두막 Noeul 2023.07.22 93
54 회향초 꽃피는 언덕 Noeul 2023.06.08 85
53 마음의 보석 Noeul 2024.02.07 84
52 좁은 길 Noeul 2024.01.13 82
51 봄날의 정원 Noeul 2023.06.14 79
50 한 여름날의 기억 Noeul 2023.06.09 79
49 주홍장미 Noeul 2024.04.13 79
48 아내의 간장게장 Noeul 2023.10.01 75
47 어느 로사리오 인연 Noeul 2023.06.09 74
46 여름산 Noeul 2023.06.14 72
45 빛바랜 작은 수첩 Noeul 2024.01.20 70
44 시는 사랑을 싣고 Noeul 2023.06.09 70
43 산유화 앞에서 Noeul 2023.06.14 69
42 귀로의 밤 Noeul 2023.12.03 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