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22 07:40
또 하나의 계절 - 이만구(李滿九)
나에게는 춘하추동 이외에도
세월이 가며 몰래 숨겨둔
또 하나의 다섯 번째 계절이 있어요
그 계절 속에서 나의 생각은
꽁꽁 얼어 멈추어 있고
봄날의 햇살 속에서도 잘 풀리지 않아요
그러다, 눈 속에 부러진 소나무 속
배어나는 향기에 훌쩍거리곤 하지요
삶은 평범하리만치 고요하기만 한데
점점 야위어가는 나날 속에서
아침에 생수를 마시는
그 계절에는 하얀 꽃을 피워요
쇠박새가 날아와 한참을 지저귀는 동안
말 못 하는 나의 언어로
한 편의 시를 써 보기도 하고요
세월은 그저 유수같이 흐르고
전과 달리, 잠시 머물다 가는
또 하나의 계절을 느끼며 살아가지요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1 | 침묵 앞에서 [1] | Noeul | 2018.01.03 | 530 |
80 | 봄이 오는 길목에서 | Noeul | 2017.12.22 | 471 |
79 | 겨울 멜로디 | Noeul | 2019.12.28 | 390 |
78 | 도시의 겨울비 [1] | Noeul | 2020.05.13 | 358 |
77 | 걷다 오는 행길 [1] | Noeul | 2021.05.01 | 325 |
76 | 오레곤에 와서 [1] | Noeul | 2022.11.01 | 286 |
75 | 국화꽃 한 송이 | Noeul | 2024.02.08 | 249 |
74 | 여창의 달빛아래 | Noeul | 2024.02.04 | 210 |
73 | 가을에 핀 배꽃 | Noeul | 2023.01.14 | 201 |
72 | 길 위의 자유인 | Noeul | 2024.02.05 | 197 |
71 | 유월의 소나무길 | Noeul | 2023.06.24 | 183 |
70 | 자카란다꽃 | Noeul | 2023.07.11 | 135 |
69 | 국제전화 | Noeul | 2023.09.21 | 135 |
68 | 거울 속의 아버지 | Noeul | 2023.11.06 | 133 |
67 | 몽고반점 | Noeul | 2024.02.08 | 126 |
66 | 외로운 별빛 | Noeul | 2024.02.08 | 122 |
65 | 망향 | Noeul | 2023.11.24 | 122 |
64 | 윤사월 붉은 봄꽃이 | Noeul | 2024.04.03 | 110 |
63 | 봄의 자리에 누어 | Noeul | 2024.03.17 | 110 |
62 | 그때 생각이 | Noeul | 2023.06.21 | 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