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구의 문학서재






오늘:
0
어제:
105
전체:
249,325

이달의 작가

꽃그늘

2023.12.29 13:31

Noeul 조회 수:61

꽃그늘 - 이만구(李滿九)

햇빛 드는 산길에 겨울꽃 피어나
땅 위에 늘어진 그림자
그 꽃의 그늘아래
나는 꽃과의 마지막 이별을 그려본다

세상에 빛이 있어 그늘이 있다
탁자 위에 놓인 꽃병에도
흰 카네이션과 가지에 맺힌 잔꽃이 핀다

아내가 연말에 사 온 꺾꽂이 꽃
유리 꽃병 안의 물을 갈며
새해까지 필 것 같은
저 겨울꽃이 그리 오래갈 줄 몰랐다

화려하게 피는 여름철 꽃일수록
그림자 짙게 드리우고
제 무게 못 이겨 쉬이 지고 마는 숙명

가위로 싹둑 잘리고 상처 난 꽃은
서로들 가지런히 기대어
천장 캔라이트 조명등 아래
아무런 그늘 없어 더 청초하게 보인다

꽃의 삶은 늘 아름다운 여운 남기고
덧없는 기쁨, 한 순간 그늘 속으로 진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1 그림 속 레몬향 물컵 Noeul 2023.06.14 46
60 길 잃은 새 Noeul 2023.06.14 48
59 네 안에 내 모습처럼 Noeul 2023.06.14 48
58 이월의 바람 Noeul 2023.06.14 45
57 한 편 만들기 Noeul 2023.06.14 46
56 소풍 Noeul 2023.06.14 51
55 박꽃 Noeul 2023.06.14 57
54 어머니의 빨랫줄 Noeul 2023.06.14 59
53 9월의 가로수 Noeul 2023.06.14 59
52 차창 밖 풍경 Noeul 2023.06.14 58
51 초여름 아침햇살 Noeul 2023.06.14 58
50 겨울 덤불숲 Noeul 2023.06.14 67
49 천년의 바위 Noeul 2023.06.14 62
48 아침 둘레길 Noeul 2023.06.14 62
47 산유화 앞에서 Noeul 2023.06.14 69
46 여름산 Noeul 2023.06.14 72
45 봄날의 정원 Noeul 2023.06.14 79
44 그때 생각이 Noeul 2023.06.21 109
43 유월의 소나무길 Noeul 2023.06.24 183
42 자카란다꽃 Noeul 2023.07.11 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