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구의 문학서재






오늘:
11
어제:
73
전체:
247,889

이달의 작가

회향초 꽃피는 언덕

2023.06.08 13:49

Noeul 조회 수:82

회향초 꽃피는 언덕 - 이만구(李滿九)

세월은 덧없이 또 한 해의 봄을 여의고
푸르러 가는 유월의 적막 속에서
회향초 꽃들이 언덕 위에 화사하게 피어있다

푸른 파도 넘나드는 해안에 피어난다는
그들의 고향은 어디쯤인가
한가로이 저만치 초록 잎사귀 펄럭거리는
사랑 하나 품은 꽃무리의 향연...

시인의 마음에도 고향은 아득히 먼데
저리도 환히 피어나 더 사무치는 그리움 인다

그 꽃을 길에서 만난 성자의 꽃이라던
바람이 스쳐가는 산기슭에서
어느 시인이 바라본 시 속의 풍경
마음벽에 비친 사슴 울음 사진 한 장 떠오른다

가을이 오면, 이곳 해거름 진 저 언덕에는
노랗던 그 풀꽃은 자취도 없고
덩그러니 팔 벌린 메마른 가지들...

길가, 초연하게 늘어 선 풀의 십자가 따라
어디론가 떠나는 목이 긴 사슴들과
회향초가 한 해의 생을 남기고 간
이 산속에 쓸쓸한 바람소리 스치고 지나간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2 내 넋은 고향 언덕에 Noeul 2024.02.08 103
61 겨울밤 풍경 Noeul 2023.12.09 103
60 겨울비 우산 속 Noeul 2023.12.23 100
59 여름 원두막 Noeul 2023.07.22 93
58 윤사월 붉은 봄꽃이 Noeul 2024.04.03 89
57 무말랭이 Noeul 2024.01.21 83
56 마음의 보석 Noeul 2024.02.07 82
» 회향초 꽃피는 언덕 Noeul 2023.06.08 82
54 봄날의 정원 Noeul 2023.06.14 79
53 한 여름날의 기억 Noeul 2023.06.09 79
52 좁은 길 Noeul 2024.01.13 78
51 아내의 간장게장 Noeul 2023.10.01 74
50 어느 로사리오 인연 Noeul 2023.06.09 74
49 여름산 Noeul 2023.06.14 72
48 시는 사랑을 싣고 Noeul 2023.06.09 70
47 산유화 앞에서 Noeul 2023.06.14 69
46 겨울 덤불숲 Noeul 2023.06.14 67
45 귀로의 밤 Noeul 2023.12.03 67
44 빛바랜 작은 수첩 Noeul 2024.01.20 66
43 뒷모습 Noeul 2024.01.20 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