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10 05:08
하얀 고백 - 이만구(李滿九)
하얀 배꽃이 피는 고통의 사순시기
눈 내리는 사월의 가로수
그 꽃잎 떨어진 눈길을 걸으며
나는 용서받고 싶은 하얀 마음 간절하였다
내게도 잊고 살아온 과오가 있다는 걸
스쳐간 세월의 바람은
어느새 봄비 되어 내리고
앞산 언덕 위, 갈까마귀 울고 나는데
집 대문밖, 부슬부슬 내리는 비
산 넘어 성당에 가는 날
목요일 밤의 고해성사
아그네스홀 고상 앞 시간 반 기다려야 했다
조용히 내 마음속 들여다보는 시간
스물한 살 날 바라보시던
우리 어머니 눈빛
너무 환하게 비쳐 나의 뉘우침 떠오르고
휘장 뒤, 어느 사제의 귀 익은 목소리
촛불아래 하얀 배꽃 지듯
털어낸 나의 고백
그 천상의 음성, 보고픈 정 신부님 아니던가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1 | 독방 | Noeul | 2024.01.20 | 58 |
20 | 뒷모습 | Noeul | 2024.01.20 | 66 |
19 | 물밥 식사 | Noeul | 2024.01.20 | 65 |
18 | 나를 찾는 숲 | Noeul | 2024.01.21 | 66 |
17 | 무말랭이 | Noeul | 2024.01.21 | 94 |
16 | 충무공 이순신 | Noeul | 2024.01.23 | 59 |
15 | 정월의 봄비 | Noeul | 2024.01.28 | 54 |
14 | 최고의 도시락 | Noeul | 2024.02.03 | 53 |
13 | 여창의 달빛아래 | Noeul | 2024.02.04 | 209 |
12 | 길 위의 자유인 | Noeul | 2024.02.05 | 196 |
11 | 마음의 보석 | Noeul | 2024.02.07 | 82 |
10 | 내 넋은 고향 언덕에 | Noeul | 2024.02.08 | 104 |
9 | 외로운 별빛 | Noeul | 2024.02.08 | 121 |
8 | 몽고반점 | Noeul | 2024.02.08 | 125 |
7 | 국화꽃 한 송이 | Noeul | 2024.02.08 | 248 |
6 | 봄의 자리에 누어 | Noeul | 2024.03.17 | 109 |
5 | 윤사월 붉은 봄꽃이 | Noeul | 2024.04.03 | 108 |
4 | 주홍장미 | Noeul | 2024.04.13 | 75 |
3 | 보랏꽃 피는 산 | Noeul | 2024.04.13 | 89 |
2 | 도시의 야자수 | Noeul | 2024.05.11 | 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