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구의 문학서재






오늘:
8
어제:
95
전체:
249,042

이달의 작가

바닷새의 꿀잠

2023.06.13 11:42

Noeul 조회 수:64

바닷새의 꿀잠 - 이만구(李滿九)

불 꺼진 항구에 출렁이는 밤바다
솟대 위에 앉아 망망대해 바라보는 물새여
어찌, 하얀 공상의 나래 펼치고
등대 넘어 저 멀리 날아가려 하는가

밤하늘 별들이 쏟아져 내린 바다 저편
수많은 은빛 물결 반짝이는데...
불면의 절벽 앞에 서서
심연에서 밀려오는 파도소리 귀 기울인다

떠나온 터전, 그 강촌의 아련한 그리움도
갯바위 소리쳐 깨어지는 물거품도
그러는 사이, 밤안개처럼 사라져 가고
텅 빈 마음으로 이끌어 내는 스르륵 꿀잠

몰입의 벼랑 끝에서 곯아떨어지는
깊은 물속에서 떠오르는 표류의 고요함으로
눈 감고 스쳐 지나갔을 뿐
이제 한 순간도 지난 일 감지 못한 체...

머나먼 길, 혼자 날아와 지친 날개 접고
떠오르는 눈부신 아침햇살 비치는
새 날을 꿈꾸며 아무 생각도 없이
바닷새는 혼자 하룻밤 곤한 잠 청하고 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5 독방 Noeul 2024.01.20 58
24 뒷모습 Noeul 2024.01.20 66
23 물밥 식사 Noeul 2024.01.20 65
22 나를 찾는 숲 Noeul 2024.01.21 66
21 무말랭이 Noeul 2024.01.21 94
20 충무공 이순신 Noeul 2024.01.23 59
19 정월의 봄비 Noeul 2024.01.28 54
18 최고의 도시락 Noeul 2024.02.03 53
17 여창의 달빛아래 Noeul 2024.02.04 209
16 길 위의 자유인 Noeul 2024.02.05 196
15 마음의 보석 Noeul 2024.02.07 82
14 내 넋은 고향 언덕에 Noeul 2024.02.08 104
13 외로운 별빛 Noeul 2024.02.08 121
12 몽고반점 Noeul 2024.02.08 125
11 국화꽃 한 송이 Noeul 2024.02.08 248
10 봄의 자리에 누어 Noeul 2024.03.17 109
9 윤사월 붉은 봄꽃이 Noeul 2024.04.03 107
8 주홍장미 Noeul 2024.04.13 74
7 보랏꽃 피는 산 Noeul 2024.04.13 88
6 타인의 해후 Noeul 2024.04.19 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