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구의 문학서재






오늘:
2
어제:
21
전체:
248,198

이달의 작가

여름 원두막

2023.07.22 14:05

Noeul 조회 수:93

여름 원두막 - 이만구(李滿九)

장맛비가 몹시 오는 날에도 한평 남짓한
원두막에 올라앉던 시절
창문 없는 그 윗자리에서 내려다보면
노란 참외 위에 큰 수박 위에도 떨어지는 빗소리
흩뿌리는 비를 피하여 비끼어 앉아도
빗방울은 자꾸 안으로 안으로

볏단 지붕 만들어 사다리 받치고
빈집문위에다 멍석 깔고서
오후의 정적을 깨는 매미소리 벗 삼아
한나절 누워 지내던 원두막
여름방학이라 모처럼 집에 온 아랫마을 금동이도
탱자나무 울타리집 아들 권세도
바둑판 싸들고 찾아와
어설픈 산수공부, 바둑을 두던

해 질 녘, 시원하게 불어오던 저녁 바람결에
어느새 스르륵 잠이 들다
홑겹 담요 걷어차고 돌아앉으면
하늘 저 멀리 은하수 수많은 별들이 반짝거리는
까딱 알 수 없던 나의 유년시절
우리들의 유일한 소통장소, 작은 집이었지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1 로사리오 장미꽃 Noeul 2024.05.01 22
80 최고의 도시락 Noeul 2024.02.03 41
79 정월의 봄비 Noeul 2024.01.28 44
78 이월의 바람 Noeul 2023.06.14 45
77 한 편 만들기 Noeul 2023.06.14 45
76 타인의 해후 Noeul 2024.04.19 46
75 낙타의 고백 Noeul 2023.06.14 46
74 그림 속 레몬향 물컵 Noeul 2023.06.14 46
73 마음속 줄금 Noeul 2024.01.18 46
72 주홍장미 Noeul 2024.04.13 48
71 길 잃은 새 Noeul 2023.06.14 48
70 네 안에 내 모습처럼 Noeul 2023.06.14 48
69 충무공 이순신 Noeul 2024.01.23 49
68 하얀 동백꽃 Noeul 2023.06.14 50
67 11월의 밤 Noeul 2023.06.13 51
66 소풍 Noeul 2023.06.14 51
65 하얀 고백 Noeul 2023.06.10 53
64 밥상 Noeul 2024.01.10 54
63 보랏꽃 피는 산 Noeul 2024.04.13 54
62 밤하늘 그 이름 별들 Noeul 2023.06.13 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