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구의 문학서재






오늘:
14
어제:
60
전체:
247,819

이달의 작가

윤사월 붉은 봄꽃이

2024.04.03 19:31

Noeul 조회 수:86

윤사월 붉은 봄꽃이 - 이만구(李滿九)

내 이름도 더 알려하지 마시라
검게 탄 얼굴 무어라 내세울 것 없는 나목이
높다란 가지 끝에 당당히
벌거벗은 몸에 붉은 꽃만 피었다

혼자서 이 한적한 거리 서성일 때
하도 봄하늘이 푸르러
망설이는 눈길, 저 맑은 하늘가
윤사월 꽃가루 흩날리나
닭 볏 만한 꽃술 빈 가지에 매달려있다

남은 세월 그리 멀지 않다고
하늘 우러러 먼저 핀 이국의 가로수 꽃
그 누가 나무랄지라도
왜 이 세상 이 자리에 서 있냐고
나는 결코 네 이름 다시 묻지 않겠다

세상에는 이름 없는 나무도 있고
미지의 꽃처럼 남몰래 사라져 간 사람들...
죽은 이 영혼 위로하는 듯
하얀 정오의 거리에서
세월의 허무한 마음 스치고 갔을까

비 내린 후, 사월의 청명한 하늘에
검은 가지에 피어 난 붉은 꽃
한 시절 저 생명의 절정을 보며 길을 걷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2 뜨락에 장미꽃피고 update Noeul 2024.05.01 5
81 라디오 야구중계 Noeul 2024.04.27 15
80 타인의 해후 Noeul 2024.04.19 31
79 주홍장미 Noeul 2024.04.13 34
78 최고의 도시락 Noeul 2024.02.03 38
77 보랏꽃 피는 산 Noeul 2024.04.13 39
76 정월의 봄비 Noeul 2024.01.28 42
75 이월의 바람 Noeul 2023.06.14 45
74 한 편 만들기 Noeul 2023.06.14 45
73 마음속 줄금 Noeul 2024.01.18 45
72 낙타의 고백 Noeul 2023.06.14 46
71 그림 속 레몬향 물컵 Noeul 2023.06.14 46
70 충무공 이순신 Noeul 2024.01.23 47
69 길 잃은 새 Noeul 2023.06.14 48
68 네 안에 내 모습처럼 Noeul 2023.06.14 48
67 하얀 동백꽃 Noeul 2023.06.14 50
66 11월의 밤 Noeul 2023.06.13 51
65 소풍 Noeul 2023.06.14 51
64 하얀 고백 Noeul 2023.06.10 53
63 밥상 Noeul 2024.01.10 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