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구의 문학서재






오늘:
103
어제:
62
전체:
249,199

이달의 작가

아내의 간장게장

2023.10.01 08:48

Noeul 조회 수:74

아내의 간장게장 - 이만구(李滿九)

코끝에 스며오는 주말 오후의 다디단 향내. 소파에 누워 자는 선잠 깨우는 부엌에서 나는 요리 내음이 온 집안에 가득하다

고향에서는 보통 벌건 양념게장인데, 예전에 이북식 간장게장으로 내가 밥 한 그릇 뚝딱 비운 건, 순전히 장모님 손맛 때문이었다

환절기 씁쓸한 입맛을 돋우기 위하여, 오늘은 아내가 요리사도 배워갔었다는 레시피로 어릴 적 기억을 더듬어 담가본다 한다

아침 장터에 나가 가을산 숫꽃게 사더니만, 황태포와 햇과일과 갖은양념 넣고 우려낸 간장물은 마치 톱톱한 수정과 같았다

꽃게 위에 식힌 간장물 붓고, 추모의 마음인가. 썬 빨간 생고추와 마른 월계수잎 동동 띄우는 그 사랑의 향기에 절로 군침이 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1 또 하나의 계절 Noeul 2023.10.22 57
60 사랑은 더디 오더이다 Noeul 2024.01.17 57
59 밤과 낮 Noeul 2023.11.23 58
58 차창 밖 풍경 Noeul 2023.06.14 58
57 초여름 아침햇살 Noeul 2023.06.14 58
56 아카시아 꽃길 Noeul 2024.01.02 58
55 독방 Noeul 2024.01.20 58
54 충무공 이순신 Noeul 2024.01.23 59
53 어머니의 빨랫줄 Noeul 2023.06.14 59
52 9월의 가로수 Noeul 2023.06.14 59
51 꽃그늘 Noeul 2023.12.29 60
50 길은 멀어도 Noeul 2023.12.27 60
49 고향에 눈은 내리고 Noeul 2023.12.31 61
48 천년의 바위 Noeul 2023.06.14 62
47 아침 둘레길 Noeul 2023.06.14 62
46 풀숲 속 무꽃향기 Noeul 2023.06.09 64
45 바닷새의 꿀잠 Noeul 2023.06.13 64
44 물밥 식사 Noeul 2024.01.20 65
43 뒷모습 Noeul 2024.01.20 66
42 나를 찾는 숲 Noeul 2024.01.21 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