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14 16:08
봄날의 정원 - 이만구(李滿九)
어느덧, 그리 소중히 여기던 것들이
무심히 걸어온 세월 속에서
눈 길에 묻힌 발자국처럼
사라진 것 아니라면 슬퍼할 일만은 아니다
긴 겨울의 시련을 견디고 일어나
버거우리 만큼 피던 봄꽃들도
희망 안고 시들어 가는 것
식탁에 놓인 과일의 향기 그윽하지 않던가
대지를 어루만지는 바람의 숨결이
옛집의 뜨락, 그 뒤안길 돌아
동백꽃 피어나던 봄날의 정원
다가갈 수 없는 아쉬움 스쳐가는 오후
나는 혼자 눈 녹은 들길 거닐며
산바람과 새소리 벗 삼아
이산 저산 어디에 숨어 있을 법한
잃어버린 나의 정원을 찾아 길 떠난다
계절의 창문 열고 바라보는 숲 속의 봄
저만치, 하얀 들꽃이 피어나고
잔 가지 위 박새 한 마리
먼 산으로 날고 나니, 바람은 잎새 흔든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1 | 뒷모습 | Noeul | 2024.01.20 | 69 |
40 | 귀로의 밤 | Noeul | 2023.12.03 | 69 |
39 | 산유화 앞에서 | Noeul | 2023.06.14 | 69 |
38 | 시는 사랑을 싣고 | Noeul | 2023.06.09 | 70 |
37 | 빛바랜 작은 수첩 | Noeul | 2024.01.20 | 70 |
36 | 여름산 | Noeul | 2023.06.14 | 72 |
35 | 어느 로사리오 인연 | Noeul | 2023.06.09 | 74 |
34 | 아내의 간장게장 | Noeul | 2023.10.01 | 75 |
33 | 한 여름날의 기억 | Noeul | 2023.06.09 | 79 |
» | 봄날의 정원 | Noeul | 2023.06.14 | 79 |
31 | 좁은 길 | Noeul | 2024.01.13 | 82 |
30 | 주홍장미 | Noeul | 2024.04.13 | 83 |
29 | 마음의 보석 | Noeul | 2024.02.07 | 84 |
28 | 회향초 꽃피는 언덕 | Noeul | 2023.06.08 | 85 |
27 | 여름 원두막 | Noeul | 2023.07.22 | 93 |
26 | 무말랭이 | Noeul | 2024.01.21 | 95 |
25 | 보랏꽃 피는 산 | Noeul | 2024.04.13 | 98 |
24 | 겨울밤 풍경 | Noeul | 2023.12.09 | 103 |
23 | 겨울비 우산 속 | Noeul | 2023.12.23 | 103 |
22 | 마지막 생일처럼 | Noeul | 2023.12.06 | 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