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21 17:15
그때 생각이 - 이만구(李滿九)
내가 무슨 일로 깊이 잠겨 있을 때
서서히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잠 못 이루어 뒤척이다가 곤한 잠이 들었을 때
심연의 깊은 곳에서
내게로 다가와 머무는 것이 있었다
그때와 나는 똑같은 나일뿐인데
지금은 무척이나 다른 사람 같기도 하고
그때가 순수했다면 지금은 더 진실하다고 할까
그리 변한 것 없는데 스쳐가는 생각들이
더 많아져 나를 앞서서 간다
많은 낙엽이 바람에 스치고 간 뒤
크게 떠오르는 생각들, 그 진실을 이제야
잿빛 진주라 여기며 되새김하고 있는 걸까
잠시 고개 흔들고 다시 또 바라보면
피어오르는 아지랑이, 꿈은 사라지고
먼 세월 속에서 응축된 시어들이 있어
가을 들판에서 벼 이삭 줍듯 지울 수 없는 것들이
계절은 가고 무성했던 나무가
움츠린 고목, 겨울 나목이 되어 그때 생각조차
얼어붙은 동면을 취할 때 잊히려나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6 | 바닷새의 꿀잠 | Noeul | 2023.06.13 | 64 |
45 | 물밥 식사 | Noeul | 2024.01.20 | 65 |
44 | 뒷모습 | Noeul | 2024.01.20 | 66 |
43 | 나를 찾는 숲 | Noeul | 2024.01.21 | 66 |
42 | 겨울 덤불숲 | Noeul | 2023.06.14 | 67 |
41 | 귀로의 밤 | Noeul | 2023.12.03 | 68 |
40 | 빛바랜 작은 수첩 | Noeul | 2024.01.20 | 68 |
39 | 산유화 앞에서 | Noeul | 2023.06.14 | 69 |
38 | 시는 사랑을 싣고 | Noeul | 2023.06.09 | 70 |
37 | 여름산 | Noeul | 2023.06.14 | 72 |
36 | 주홍장미 | Noeul | 2024.04.13 | 74 |
35 | 어느 로사리오 인연 | Noeul | 2023.06.09 | 74 |
34 | 아내의 간장게장 | Noeul | 2023.10.01 | 74 |
33 | 한 여름날의 기억 | Noeul | 2023.06.09 | 79 |
32 | 봄날의 정원 | Noeul | 2023.06.14 | 79 |
31 | 좁은 길 | Noeul | 2024.01.13 | 80 |
30 | 마음의 보석 | Noeul | 2024.02.07 | 82 |
29 | 회향초 꽃피는 언덕 | Noeul | 2023.06.08 | 85 |
28 | 보랏꽃 피는 산 | Noeul | 2024.04.13 | 88 |
27 | 여름 원두막 | Noeul | 2023.07.22 | 9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