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구의 문학서재






오늘:
0
어제:
95
전체:
249,034

이달의 작가

회향초 꽃피는 언덕

2023.06.08 13:49

Noeul 조회 수:85

회향초 꽃피는 언덕 - 이만구(李滿九)

세월 덧없이 또 한 해의 봄을 여의고
푸르러 가는 유월의 적막 속에서
회향초 꽃들이 언덕 위에 화사하게 피어있다

푸른 파도 넘나드는 해안에 피어난다는
그들의 고향은 어디쯤인가
한가로이 저만치 초록 잎사귀 펄럭거리는
사랑 하나 품은 꽃무리의 향연...

시인의 마음에도 고향은 아득히 먼데
저리도 환히 피어나 더 사무치는 그리움 인다

그 꽃을 길에서 만난 성자의 꽃이라던
바람이 스쳐가는 산기슭에서
어느 시인이 바라본 시 속의 풍경
마음벽에 비친 사슴 울음 사진 한 장 떠오른다

가을이 오면, 이곳 해거름 진 저 언덕에는
노랗던 그 풀꽃은 자취도 없고
덩그러니 팔 벌린 메마른 가지들...

길가, 초연하게 늘어 선 풀의 십자가 따라
어디론가 떠나는 목이 긴 사슴들과
회향초가 한 해의 생을 남기고 간
이 산속에 쓸쓸한 바람소리 스치고 지나간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5 겨울비 우산 속 Noeul 2023.12.23 102
24 겨울밤 풍경 Noeul 2023.12.09 103
23 내 넋은 고향 언덕에 Noeul 2024.02.08 104
22 마지막 생일처럼 Noeul 2023.12.06 105
21 윤사월 붉은 봄꽃이 Noeul 2024.04.03 107
20 봄의 자리에 누어 Noeul 2024.03.17 109
19 그때 생각이 Noeul 2023.06.21 109
18 타인의 해후 Noeul 2024.04.19 111
17 외로운 별빛 Noeul 2024.02.08 121
16 망향 Noeul 2023.11.24 122
15 몽고반점 Noeul 2024.02.08 125
14 거울 속의 아버지 Noeul 2023.11.06 133
13 국제전화 Noeul 2023.09.21 135
12 자카란다꽃 Noeul 2023.07.11 135
11 유월의 소나무길 Noeul 2023.06.24 183
10 길 위의 자유인 Noeul 2024.02.05 196
9 가을에 핀 배꽃 Noeul 2023.01.14 200
8 여창의 달빛아래 Noeul 2024.02.04 209
7 국화꽃 한 송이 Noeul 2024.02.08 248
6 오레곤에 와서 [1] Noeul 2022.11.01 2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