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구의 문학서재






오늘:
23
어제:
18
전체:
247,306

이달의 작가

국제전화

2023.09.21 14:58

Noeul 조회 수:134

국제전화 - 이만구(李滿九)

금년 들어 가을비가 내리던 날이었습니다

꿈속에 30여 년 전 마지막 보았던 황매형이 그 잘생긴 모습에 정장까지 하시고, 한 여자를 데리고 먼 이곳까지 저를 찾아왔습니다

처음 보는 여자였지만, 어디서 많이 본듯한 다소곳하고 마음 착한 여자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비는 다시 추적추적 내리고, 44세 황매형은 말쑥한 몸매에 새 양복 젖을세라 우산을 펼치셨습니다

그리고, 터울 남동생과 함께 우산을 받고, 물끄러미 날 바라보더니만, 그때처럼 아무 말없이 빗속으로 떠나가셨습니다

나는 아침잠에서 깨어나, 아주 오랜만에 그리운 두 사람을 만나 무척 반가웠으나, 그 예쁜 여자가 누군지 기억을 한참 더듬었어야 했습니다

그것도 잠시 뿐, 점점 동생 안부가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국제전화를 해야 된다는 생각에 탁자 위에 놓은 셀폰을 왈칵 움켜쥐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1 침묵 앞에서 [1] Noeul 2018.01.03 529
80 봄이 오는 길목에서 Noeul 2017.12.22 470
79 겨울 멜로디 Noeul 2019.12.28 390
78 도시의 겨울비 [1] Noeul 2020.05.13 358
77 걷다 오는 행길 [1] Noeul 2021.05.01 325
76 오레곤에 와서 [1] Noeul 2022.11.01 286
75 여창의 달빛아래 Noeul 2024.02.04 205
74 가을에 핀 배꽃 Noeul 2023.01.14 199
73 길 위의 자유인 Noeul 2024.02.05 195
72 유월의 소나무길 Noeul 2023.06.24 182
71 자카란다꽃 Noeul 2023.07.11 135
» 국제전화 Noeul 2023.09.21 134
69 거울 속의 아버지 Noeul 2023.11.06 131
68 국화꽃 한 송이 Noeul 2024.02.08 122
67 망향 Noeul 2023.11.24 119
66 그때 생각이 Noeul 2023.06.21 109
65 몽고반점 Noeul 2024.02.08 105
64 마지막 생일처럼 Noeul 2023.12.06 104
63 외로운 별빛 Noeul 2024.02.08 103
62 겨울밤 풍경 Noeul 2023.12.09 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