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항상 내 가슴에 아련한 그리움

2004.01.27 19:13

박상준 조회 수:529 추천:10

차가우리만치 헐벗은 겨울 나목 바람에 흔들립니다





당신은 항상 내 가슴에 아련한 그리움입니다 .

가슴에 그렁그렁 커다란 눈물 주머니 달랑 매달아 놓고
이름만으로도 생각만으로도 내게 목울음을 삼키게 하는
당신은 내게 영원한 사랑입니다 .

내가 지치고 힘겨울 때
삶의 곤고함에 자꾸만 나약해질 때
내 가슴에
언제 어디서든지 무언으로 다가와
따사로운 손길 내밀어 등을 토닥여 주는 이
당신은 내게 온화한 미소만으로도
일상의 버거움 내려놓게 합니다 .

" 아가야 ! 내 아가야 ! " 부르는 당신 .

내 곁에는
언제나 나를 위한 기도
삼백 예순 다섯날 정성을 다해
지고지순한 마음
자애롭고 그윽한 눈길로
한결 같은 당신 마음
늘 그 모습 그대로 자리합니다 .

하지만
언제나 당신 앞에서
자꾸만 투정처럼 응석을 부리고프고
언제나 나 당신 앞에서
한 마리 작은 양일 수 밖에 없나이다 .

당신 가슴 그토록 갈갈이 찢어 놓고도
고개숙일줄 모르는 철없음을 어이할까요 .

당신 눈에 눈물 철철 넘쳐 가슴에 고여
썩어진 고통이 되었어도
세월이 나를 이만큼 멀리 데려와서
당신 그 예전의 나이테 모습으로 자리하는
나 지금 이 순간도
나는 그저 당신에 아가일 수 밖에 없나이다 .

내 어찌
내 아이들한테 당신을 아프게 했다 감히 말하겠나이까 .
그 아픔 한번도 헤아리지 못하고
그 고통과 한숨 한번도 들어보길 외면했던
어리석은 만용과 비겁함 그 이기심까지도
당신은 그저 쓰라린 가슴에
또 그렇게 쓰라리게 담아내길 마다하지 않으셨지요 .

이제 어렴풋이
당신의 크신 사랑
아낌없이 주고 또 주기만 고집하는 그 깊은 사랑을
조금은 알 것 같나이다 .

하지만 나는
내 아이들에게 그토록 헌신적인 어미는 되지 못할 듯
그 무언의 가르침을 거부하는 못난 어미일 듯 합니다 .

감히 당신을 흉내낼 수 조차 없는
내 영원한 그림자로
당신은 한 생을 마다하지 않으리란 걸 알기때문에
차라리 나는 눈감고 귀막고 가슴을 닫아
보지 못하고 , 느끼지 못하고 , 배우지 못했다
거짓을 할런지 모릅니다 .

어머니 !
그리운 내 어머니 !

지척에 있으면서도 차마 표현하지 못하고
그 쇠잔한 어깨 한번 주물러 드리지 못하고
까칠한 손 한번 잡아드리지 못하는 이 못난 여식
내 가족과 아이들만 데리고 여행을 떠나고
맛난 음식을 먹으면서도
당신을 초대하지 못하는
이 보잘 것 없고 무지한 출가외인 .

무엇이 그리 소중하여 평생을 당신 가슴에 묻 듯
아파했나이까 .

당신이 이 세상 사람이 아닐 때
그때 후회한들 소용없다 흔히들 말하고 느끼면서도
아직
가슴을 치지 못하고 깨치지 못하는 이 못남 .

어찌 하오리까 .
어찌 하오리까 .

내 당신을 당신보다 조금 덜 사랑하지만
그래도 사랑합니다 .
언제나 당신은 내게 그리움이고
당신은 내 가슴에 눈물로 고여있습니다 .

가슴에서 하루에도 수십번씩
엄마 ! 엄마 !
되뇌이면 되뇌일수록 커다랗게 뚫려오는 그리움
아린 눈물빛으로 늘 저려오는 푸근함 그 따사로움에
늘 기대어 있기에
오늘도 나는 당신을 잊은 듯 잊혀진 듯
멀리있게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이 못난 불효여식
아직은 홀로 설 수 없나이다 .
당신을 조금이라도 닮아 사랑으로 홀로 설 수 있을때까지
오래도록 내 곁에 머물러 주소서 .

끝내 당신한테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이 철없음이지만
오래도록 그늘 드리워 그림자로 남아주소서 .

당신은 항상 내 가슴에 아련한 그리움입니다 .
당신은 내게 영원한 사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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