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선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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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신동엽

2008.03.30 10:04

정문선 조회 수:194 추천:30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신동엽-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송이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네가 본 건, 먹구름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네가 본 건, 지붕 덮은 쇠항아리,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닦아라, 사람들아 네 마음 속 구름 찢어라, 사람들아, 네 머리 덮은 쇠항아리. 아침 저녁 네 마음 속 구름을 닦고 티 없이 맑은 영원의 하늘 볼 수 있는 사람은 외경(畏敬)을 알리라. 아침 저녁 네 머리 위 쇠항아릴 찢고 티 없이 맑은 구원(久遠)의 하늘 마실 수 있는 사람은 연민(憐憫)을 알리라. 차마 삼가서 발걸음도 조심 마음 조아리며. 서럽게 아, 엄숙한 세상을 서럽게 눈물 흘려 살아가리라.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자락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 <고대문화>(1969) - 해 설 [개관 정리] ◆ 성격 : 참여적, 남성적, 격정적 ◆ 표현 : 대립적 이미지로 주제를 부각시킴.(맑은 하늘 ↔ 먹구름, 쇠항아리) 단정적이고 강렬한 명령형의 어조로 저항적 의미를 드러냄. 시간의 이동(과거→현재→미래)에 따른 시상 전개. ◆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하늘 → 자유와 평화를 누리면서 인간 본연의 삶을 살 수 있는 사회. *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 이 땅의 민중들은 아직 한번도 맑은 하늘 아래서 마음껏 자유와 평화를 누리며 살지 못했음을 표현한 말. * 먹구름 → 암담한 현실 상황 * 머리 덮은 쇠 항아리 → 인간 본연의 삶을 억누르는 외부적인 요소. 억압과 구속의 상황, 억눌려 살아야 했던 역사적 상황. * 닦아라, 사람들아 / 네 마음 속 구름 / 찢어라, 사람들아 / 네 머리 덮은 쇠 항아리 → 상황의 극복을 위한 민족사적 과제 제시(이 시의 핵심에 해당함) 자유와 평화를 추구하며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한 행동에 대한 촉구. * 차마 삼가서 / 발걸음도 조심 / 마음 조아리며 → 자유와 평화가 없는 세상에서 서러움을 당하며 인고의 나날을 살 수밖에 없는 민족의 슬픈 현실 * 서럽게 / 아, 엄숙한 세상을 / 서럽게 / 눈물 흘려 → 현실 극복의 의지를 반어적으로 표현 * 9연 → 아직 자유와 평화를 누릴 수 있는 세상이 오지 않았으며,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 표현. ◆ 제재 : 하늘 ◆ 주제 : 인간 본연의 참된 삶의 현장 갈구 구속과 억압의 역사에 대한 비판과 밝은 미래에 대한 희원 [시상의 흐름(짜임)] ◆ 1∼3연 : 암울했던 과거의 삶(과거) ◆ 4∼6연 : 현실 극복의 결의(현재) ◆ 7∼8연 : 인고의 삶(현재) ◆ 9연 : 밝은 미래의 희원(미래)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이 시는 세상의 진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일생을 살아가는 민중들의 고단한 삶에 대한 시인의 슬픔과 애정을 표현한 작품으로, 장편 서사시 <금강>에 삽입(제9장 첫머리)되기도 하였다. 이 시의 중심 모티프는 먹구름 낀 하늘 아래에서 머리에 쇠항아리를 덮고 살아야만 했던 이 땅의 민중들의 삶이다. 이 시에서 '맑은 하늘'은 자유와 평화를 누릴 수 있는 참 세상을 말하며, 이에 대립되는 '먹구름'은 '지붕 덮은 쇠항아리'와 함께 민중들을 구속하고 억압하는 암담한 현실 상황을 상징한다. 4연에서 시적 화자는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민족사적 과제를 '먹구름을 닦고 쇠항아리를 찢는 것'으로 제시하면서, 그렇게 해야만 그들이 삶의 외경과 연민을 아는 참다운 인간적인 삶을 누릴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시적 화자는 자유와 평화를 상실하고 인고의 나날을 살아왔던 민중들의 삶을 돌아보며, 자신이 꿈꾸는 세상이 아직도 도래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 줌으로써 현실 극복에 대한 강한 의지를 역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